‘병 주고 약 주는’ 트럼프, 125% 관세 부과 후 “시진핑은 존경하는 내 친구”

입력 : 2025-04-10 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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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관세 발효 하루 안 돼
中 제외 90일 관세 유예 발표
“시는 똑똑한 사람 잘 대처할 것”
"보복 관세 EU는 시행 안 해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 관세가 적용된 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중국에는 125% 관세 부과를, 나머지 국가에는 90일 동안 상호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화할 여지가 있다며 시진핑 중국 주석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 명이고 우리는 결국 ‘굿 딜’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추켜세웠다.

9일(현지 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발효를 시작한 지 13시간 남짓 지나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하고, 중국에 대해서만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관세를 더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나는 그와 만날 것이고 그는 내 친구이고 나는 그를 좋아하며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가장 훌륭한 투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와 어느 시점에 통화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지금까지 관세를 5차례 인상했다. 처음에는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유통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10%씩 관세를 인상했고, 상호 관세를 명목으로 추가로 34%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34%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의 막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5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해 9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한 중국 대상 관세는 104%에 달했다. 중국은 여기에 또 맞불을 놔 미국산에 대해 누적 8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최종적으로 중국에 대해 125% 관세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국가별 상호 관세 발효 이후 중국은 유일한 추가 관세 부과국이 됐다. 유럽 연합(EU)은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발표했지만 다른 곳과 같이 90일간 관세 유예국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유럽은 (보복 관세로) 위협했지만 실제로 시행하지는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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