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 열고 선반입… “미국행 선박 우선 처리” 총력

입력 : 2025-04-13 1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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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유예, 부산항 ‘북새통’

대미 수출 ‘물량 넘기기’ 분주
신항 배후단지 장치장 등 이용
물량 미리 가져다 놓도록 지원
선석 운영 등 협조 체계 구축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10일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부두에서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10일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부두에서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90일 유예에 부산항이 이 기간을 활용해 미국 수출 물량을 넘기려는 수출업체들로 분주해졌다. 수출 기업들은 부산항 배후단지에 미리 물건을 쌓아두고, 관계기관들도 미국행 선박의 우선 처리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와 관련, 부산항의 물류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수출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미국 상호관세 현장대응반’ 가동에 들어갔다. 미 행정부가 지난 9일 0시 1분부터(현지 시간) 부과하겠다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이 기간 미국 수출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 대미 수출의 최대 관문인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들과 터미널 운영사들은 미국의 상호 관세 적용을 앞두고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리스크 방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상호 관세 부과까지 90일의 시간을 벌면서 수출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거나 재고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다음 달 3일부터 25%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부산 자동차부품 수출업체들은 남은 한 달간 재고 물량을 최대한 미국 현지에 밀어 넣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물건을 터미널에 가져다 놓는 것은 선적 3일 이전에만 가능하지만, 물건을 급하게 생산하다보면 공장에 공간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물류창고를 이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기관들도 수출 기업 측면 지원에 나섰다. BPA의 경우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내 물류창고에 물량들을 미리 가져다 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BPA 물류정책실 관계자는 “신항 배후단지에 민간에 맡겨 운영하는 장치장이 있다”며 “계약 당시 국가 비상상태 등 위급한 상황에 협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미널 운영사에는 스케줄대로 입·출항이 가능한지 묻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항 한 운영사 관계자는 “배의 특성상 관세 정책이 발표됐다고 바로 배를 돌리는 등 스케줄 변경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변수로 인해 선석 스케줄이 지연되거나 하는 데 굉장히 예민해 문의가 상당히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부산항 관계기관들은 입·출항 스케줄이나 선석 운영에 있어 미국행 물건을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상호 관세 유예가 발표되기 직전 미국행 선박이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BPA 물류정책실 관계자는 “미국으로 향하는 선박이 선석에 들어왔는데 선석이 꽉 차는 등의 이유로 스케줄이 지켜지지 않으면, 터미널 운영사 등과 협의해 전배(다른 터미널에서 물량을 처리하는 것) 요청 등을 할 수 있도록 소통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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