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투톱 미국행…산업계 미래 좌우할 협상 개시

입력 : 2025-04-23 16:38:09 수정 : 2025-04-23 16:44:0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한·미 2+2 통상협의’차 최상목·안덕근 출격
50여 명 메머드 협상단…관련 8개 부처 참여
관세 외 비관세장벽·방위비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
최상목 "미 관심 경청…한미동맹 위한 논의 시작” 
안덕근 “車 ‘미 관세’ 신속 해결책 마련…신중 협상”
“방위비 협의·트럼프 만남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통상을 책임지는 투톱인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글로벌 관세 전쟁을 선언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문제 등 통상 현안을 담판짓기 위한 ‘한·미 2+2 통상협의’차 본격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25% 품목 관세 부과에 이어 ‘25%의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90일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 상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4일 오후 9시(현지시간 24일 오전 8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2+2 고위급 통상협의’ 참석차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23~24일)' 및 '한·미 2+2 통상협의(24일)' 참석차 안 장관보다 하루 먼저 출국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미국에 도착했다.

안덕근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분하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며 "25% 품목별 관세가 부과돼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대해서는 (2+2 협의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2+2 회동에 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개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이번 2+2 협의의 목표로 무역 불균형 문제 해결과 한·미 조선·에너지 산업 협력을 꼽았다. 안 장관은 "무역 불균형 문제와 조선산업 협력, 에너지 협력 등 산업 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미·일 협상과 마찬가지로 한·미간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돌발 의제로 돌출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협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안 장관은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협의하면서 비관세 문제에 대해 협의해 왔는데, 이번 협상에서 보다 내실 있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협의를 하기 위해 23일(현지시간 22일 오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협의를 하기 위해 23일(현지시간 22일 오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는 23일(현지시간 22일 오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러 왔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한·미 통상협의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일단은 미국 측 관심 사항을 경청하고, 우리 입장도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의의 의제에 대해 최 부총리는 출국 전 "미국과 조율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다만, 이번 협의가 재무 분야에서 확대됐고, '통상 협의'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더욱 폭넓게 다뤄질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 당국자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찾은 최고위급 인사다.

한·미 2+2 통상협의에는 한국에서 최 부총리와 안덕근 장관이,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통상협상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한·미 2+2 회동에는 기획재정부와 산업부 외에도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도 합동 대표단에 포함되는 등 50여 명의 ‘매머드급’ 범부처 대표단이 꾸려졌다.

미국이 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을 상대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제한 등 비관세 장벽을 꾸준히 지적해온 만큼 이들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원스톱 쇼핑' 방식의 협상을 요구해온 만큼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관련한 방위비 분담금 이슈가 의제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이번 2+2 협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고위급 협상에 갑작스레 등장해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 등 일본 대표단의 예방을 받고 면담한 바 있다. 안덕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