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디자인을 도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보고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디자인 페어(가칭)’를 추진한다. 내년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초청해 사전 행사를 개최하고, 2027년에 본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한국 관계자들은 부산 글로벌 페어가 성공하려면 부산만의 차별화된 방향성을 설정하고 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이 드러나는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살로네 델 모빌레의 격년 전시인 ‘유로루체(조명전)’에 참여한 일광전구 김시연 이사는 “이번에 세계 최고의 전시회에 참여해서 유럽의 조명 트렌드와 다른 일광전구만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고, 유럽을 비롯해 정말 다양한 나라의 리테일러와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부산에서 디자인 페어가 열린다면 대중 대상 행사인지 비즈니스 행사인지 뚜렷한 방향성이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성의정 작가는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살로네사텔리테에에서 책장과 북스탠드로 구성된 모듈형 가구 시리즈 ‘커버리스 북스’를 선보였다. 성 작가는 “세계 디자이너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며 “부산 디자인 페어도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젊은 디자이너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산 출신인 그는 궁극적으로 디자이너가 부산에서 작업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ADI뮤지엄에서 한국 전통 옻칠을 테마로 열린 전시 ‘디자인 비욘드 이스트 앤드 웨스트’에 참여한 계원예술대 하지훈 교수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폐공장과 유리 온실 등 공간을 활용한 외곽 전시인 알코바에 다녀왔는데, 부산도 산복도로처럼 부산만의 특색 있는 공간에서 디자인 페어를 한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산업 디자이너 송봉규 작가는 “부산아트페어나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이미 자리를 잡은 국제적인 행사들과 같은 시기에 열리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사)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 서무성 회장은 “기존의 부산디자인페스티벌이 전시에 치중했다면 부산글로벌디자인페어는 비즈니스 성격을 더욱 강화하고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부산시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혜규 기자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