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서 벌어진 '부실 도시락 제공 논란'과 관련해 충주시 측은 "도시락 납품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명확히 규명해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조길형 충주시장은 이날 열린 현안업무보고회에서 "옥에 티라고 하기엔 너무 가슴 아픈 사건"이라며 "단순히 한 업체의 잘못된 처사라고 보기에는 충주와 지역 상인들에게 끼친 이미지 타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소래 포구 어시장 바가지요금이나 제주도 비계 삼겹살 사건 등을 통해 작은 부주의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며 "장애인 체육회의 업체 추천과정에서 소홀함이 없었는지 감사부서를 통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주시는 또 다음 달 8∼10일 열릴 예정인 제64회 충북도민체전과 관련해서도 외식·휴게 음식·숙박 등 관련 업계와 연석회의를 열고 사전점검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4일 장애인도민체전 개막식이 열린 충주 호암체육관에서는 시군 선수단과 관계자 1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부 선수단에 지급된 도시락(1인당 1만2000원)의 구성이 부실해 논란이 됐다. 충주에 사업장을 둔 A 업체가 납품한 도시락의 반찬이 풋고추와 김치, 깻잎절임 등에 그치는 등 가격대와 달리 구성이 부실하다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에 A 업체는 도시락 주문량이 몰려 준비가 미흡했다면서 선수단에 사과했다. A 업체와의 계약을 추진한 충주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개최지로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불편을 겪은 선수 등을 위해 현장에서 음료와 간식 등을 추가 제공했고 현재 해당 업체와 도시락 단가를 재료비 수준인 6000원으로 책정해 값을 지불하는 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튿날 성명에서 "장애인 선수단에게 9000원에 제공된 식사는 밥, 된장국, 고추 한 개, 무말랭이 몇 조각, 김치 몇 조각, 김 3장이 전부였다"며 "이 도시락의 실제 원가는 1000원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여기에 천막 자릿세 3000원을 더해 1만2000원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장애인 선수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또 "장애인 선수단을 단순히 예산 절감의 대상으로 여기고 최소한의 존중조차 하지 않은 처사"라며 "이번 도시락 사태는 충북도의 장애인 인권 의식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