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연말에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60년간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 왔다. 지금 95세다.
버핏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총에서 은퇴 계획을 밝혔다.
그는 4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 보험 부문 부회장이 올해 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도록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2021년 에이블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회사의 비보험 사업 운영을 맡겼다.
그동안 버핏 회장은 은퇴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그가 사망한 후에야 에이블 부회장이 CEO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버핏 회장은 “무역이 무기가 돼선 안 된다”며 “세계 다른 나라들이 더 번영할수록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또 “우리는 전 세계와 무역을 하려고 해야 하며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다른 나라들도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미 증시에서 상호관세 문제로 크게 하락하는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금은 극적인 베어마켓(약세장)이나 그런 게 아니다”라며 “이건 그냥 주식시장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하락할 경우 겁먹고, 시장이 오를 때 흥분하는 사람이라면 주식시장은 참여하기 끔찍한 곳이다. 특별히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사람들이 감정이 있다는 걸 알지만, 감정이 투자를 좌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버크셔 주총에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생각을 들으려는 투자자들이 매년 몰린다. 주총이 열리는 오마하는 미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도시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으킨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버핏의 의견에 관심이 쏠렸다. 이 때문에 주총 전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1만 9700명이 참석했다.
버핏은 기업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가치투자 전략으로 자산을 불려 나갔다.
40대 초반에 이미 백만장자가 된 버핏은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했고 에너지와 은행, 항공, 식품 등 실물 경제와 관련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억만장자가 됐다.
하지만 그는 다른 부자들과 달리 소박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하거나 화려한 저택을 소유하지도 않았다.
그는 1958년에 3만 1500달러에 구입한 오마하의 조용한 주택에서 여전히 거주하고 있다.
주 3회 이상 맥도날드 치킨너겟을 먹고 감자칩을 간식으로 즐긴다. 또 코카콜라를 매우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지난 2013년 CBS와의 인터뷰에서 “화려한 옷도, 비싼 음식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