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교통 대란 해결책으로 꼽히는 도시철도 오시리아선(해운대구 장산역~오시리아 관광단지) 건설의 핵심 절차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심사가 2년째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2025년 착공, 2029년 완공을 공언한 부산시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교통 체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통을 위한 관련 절차가 시급히 진행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오시리아선에 대한 KDI 민자투자사업적격성조사 결과가 약 2년 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 오시리아선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해운대구 장산역에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4.13km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2022년 3월 극동건설이 최초로 사업 추진 의향서를 냈으며 부산시는 이를 토대로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민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이를 통과해야 민투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시는 2023년 6월 민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지만, 결과는 감감 무소식이다. 부산시는 2022년 오시리아선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적격성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2025년 상반기까지 실시협약과 사업시행자 지정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겠다고 했다. 2025년 하반기에 공사에 들어가 2029년 하반기에 준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같은 계획은 물건너갔다. 결과 발표 이후 준공까지는 최소 5~6년 이상 걸리는 만큼 빨라도 2030년을 넘겨 개통될 수밖에 없다.
시는 KDI가 전국적으로 적격성 조사를 해야 할 신규 노선이 많은데다 부산 내에서 민자로 추진되는 다른 노선과의 연계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현재 가덕신공항과 부산시 주요 거점을 잇는 부산행 급행철도(BuTX)에 대한 KDI의 민자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규모가 큰 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그와 연계해 오시리아선의 적격성도 조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노선 길이가 짧은 오시리아선은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사가 지연되면서 오시리아선이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극동건설은 2022년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며 총 사업비 4854억 원, 경제성(B/C)은 0.94로 각각 추산했다. 또 사업시행으로 986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3940억 원의 임금유발효과, 6870명의 고용유발효과 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최대한 유리한 방식으로 산정된 사업제안서에 근거한 수치인 만큼 KDI 적격성 조사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오시리아선을 민투사업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되면 준공은 더 늦어진다. 오시리아선은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우선순위 8위에 놓인 노선이다.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 준공은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오시리아선이 개통되기까지 시민들의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부산 도심에서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방문하기 위해선 해운대구를 거쳐 오시리아 관광단지 방면으로 지나는 동해고속도로나 해운대로를 이용해야 한다. 때문에 이 두 도로에선 주말마다 극심한 정체가 발생한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향하는 대중교통인 부산도시철도 동해선도 주말만 되면 가득 찬다.
지난 휴일 친구들과 함께 연제구 연산동에서 부산롯데월드를 방문한 김보민(27) 씨는 “동해선은 배차간격을 일정에 맞추기 어려워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전을 피해 차로 갔는데, 예상보다 2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반복되는 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시리아선이 하루빨리 준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산시의회 이승우 의원(기장)은 “오시리아 일대 동부산 관광단지엔 해동용궁사, 롯데월드, 고급 호텔, 리조트 등이 몰려있어 특히 5월과 여름 피서철 등에 교통 대란이 일어난다”며 “도시철도 동해선이 있지만 배차간격이 넓어 나들이객들을 충분히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다. 시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리시아선 연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