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반이재명)과 3지대 합류를 내세운 국민의힘 ‘빅텐트’가 오른쪽으로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문수 대선후보 등 국민의힘이 ‘계엄의 벽’을 넘겠다며 중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선거대책위원회엔 강성 친윤(친윤석열)계 인사가 합류하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는 시도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대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 친구인 석동현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당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석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에서 활동했고, 지난 4·10 총선에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해 낙선한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의 출당과 자유통일당과의 ‘고리’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인선이 이뤄지며 당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석 변호사가 합류했다는) 이 거짓말이 진짜인가. 애들이 물으면 뭐라고 하나”라고 적었다.
이같은 상황 속 진정한 빅텐트 구축을 위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용태 의원이 과거 개혁신당 시절 이 후보와 함께하던 ‘천아용인’ 인연을 내세우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 지명자는 “보수정당의 큰 형님 정당으로 모두와 연대, 포용하는 관용 정신을 보여주겠다”며 “이 후보와 얘기하기 시작하면 많은 범위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언제든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에 “김 지명자가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것(단일화)을 하자고 연락도 못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연일 선을 그으며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이 3지대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데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뉴스1이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인물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반을 넘은 51%가 이재명 후보라고 답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31%,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를 기록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8%, ‘모름·응답 거절’은 1%였다. 이 후보는 50%를 넘나드는 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30%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95%로 ‘콘크리트 지지세’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88%, 이준석 후보가 5%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 후보와 이 후보가 단일화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양분이 없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자신하는 민주당은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히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단일화 저지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준석 후보를 응원하며 역으로 국민의힘을 견제하는 구도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단일화하면 이준석의 미래는 없다. 이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고 자기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면서 보수의 길을 간다면 미국의 케네디 같은 그런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한 극우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연대 기류를 와해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