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하던 풀사료 ‘알팔파’, 고성군에 일괄 생산 시스템 첫 구축

입력 : 2025-05-30 14: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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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남 고성에서 시범 재배
올해 열풍건조시스템도 첫 도입
장마 등 극복…건초 생산 ‘청신호’

경남 고성군 마암면 시범 재배 농가가 알팔파를 수확하고 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경남 고성군 마암면 시범 재배 농가가 알팔파를 수확하고 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풀사료 ‘알팔파’의 국내 자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지난해 경남 고성군에서 국내산 신품종 알팔파 시범 재배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는 건조·가공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30일 경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경남도는 최근 고성군 마암면 알팔파 실증 시험지에 수확 후 건조·가공이 가능한 열풍건조시스템을 시범 구축했다. 현재 이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시범 재배에 들어간 곳은 전국적으로 경북 경주와 경남 고성 등 2곳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대표 풀사료 ‘알팔파’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높고 사료가치가 우수해 ‘풀사료의 여왕(Queen of forages)’이라고 불린다. 주로 건초(마른풀)로 이용하는데, 국내 젖소와 한우 사육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이기도 하다.

경남에서는 지난해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국내산 알팔파 품종인 ‘알파원’과 ‘알파킹’을 실증 시험 재배해 왔다. 올해는 같은 기관에서 개발한 ‘열풍건조시스템’을 시범 도입해 장마기 등 건초 생산이 어려운 자연조건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산 알팔파 건초 생산 기반을 본격적으로 마련했다.

알팔파는 장마 탓에 수확 후 건조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번에 열풍건조시스템이 시범 도입됐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알팔파는 장마 탓에 수확 후 건조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번에 열풍건조시스템이 시범 도입됐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지난 4월 진행한 1차 수확에서는 1ha당 약 7t의 알팔파가 수확됐다. 알팔파는 세계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버널’ 품종과 비교해 조단백질 함량이 높고 소화율도 우수하다. 특히 연간 최대 4번 수확이 가능하고 4~5년간 지속 재배할 수 있어, 수입산에 비해 경제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알팔파 수입 가격은 kg당 650원에 달했지만, 경남 지역 알팔파 생산비는 kg당 450원 안팎으로 나왔다.

한우농가를 운영하면서 알팔파를 시범 재배하는 최두소 씨는 “한우 고급육을 생산하려면 육성기 알팔파 급이 필요하다”며 “35년간 한우를 키우면서 풀사료 중 알팔파만 수입해 왔는데, 이제는 국산으로 공급할 수 있게 돼 진정한 한우 농가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안정적인 알팔파 재배 확대를 위해 답리작 재배 기술 개발과 현장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찬식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이번 알팔파 일괄 생산 시스템 시범 구축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알팔파 공급 체계의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알팔파 재배 기술과 생산 체계를 지속 발전시켜 농가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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