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한·프랑스 협력…‘플랫폼’ 역할 기대감 높아져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결산]

입력 : 2025-06-09 09:00:00 수정 : 2025-06-09 15: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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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국제 문화 협력 ‘결실’ 보람
전막 유료 개막 공연 정례화 추세
‘긴 수명’ 해외 투어 작품은 부러워
부산 춤 해외 게스트에 소개 ‘호평’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에서 한국 김용걸 댄스시어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에서 한국 김용걸 댄스시어터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을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을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이 끝난 뒤 공연단과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흥겨운 피날레 파티를 즐기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공식 초청 공연이 끝난 뒤 공연단과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흥겨운 피날레 파티를 즐기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스무 살 성년을 갓 넘긴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BIDF)가 8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 BIDF 특별 기획 프로그램 ‘노 매터’(No Matter, 아무 상관없어) 공연으로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BIDF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헝가리 △프랑스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0개국 30여 공연 단체, 4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해 50여 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국내외 참가자와 관람객은 약 2만 3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거리 홍보 공연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구남로 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거리 홍보 공연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구남로 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거리 홍보 공연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구남로 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제21회 부산국제무용제 거리 홍보 공연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구남로 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올해 관람 인원이 늘어난 것은 학생예술문화회관 공연(2회·춤과 떠나는 세계여행)과 부산 시민과 함께하는 거리 홍보 공연(2회·부산대 더파크댄스의 해운대 구남로 거리 공연, 국내외팀 광안리 해변 만남의 광장 공연) 등이 추가된 덕분이다. 단순히 관객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객석의 품격도 남달랐다는 것이 주최 측 평가이다. 특히 BIDF의 백미로 꼽히는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 초청 공연(6~7일 오후 6~9시) 때는 야외 좌석 1000석을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해변도로에 올라서서 관람하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으며, 꼬박 3시간을 함께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내 감동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8일 오전 부산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내 수영민속예술관에서 열린 ‘부산 춤과 소리의 원류를 찾아서’ 특별 기획 프로그램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전 부산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내 수영민속예술관에서 열린 ‘부산 춤과 소리의 원류를 찾아서’ 특별 기획 프로그램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이 외에도 해외에서 참가한 무용 관계자들은 8일 오전 수영사적공원 내 수영민속예술관을 방문해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와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소속 예술가들이 펼친 ‘부산 춤과 소리의 원류를 찾아서’ 특별 기획 프로그램 ‘수영야류’ ‘동래학춤’ ‘동래고무’ ‘수영지신밟기’를 관람한 후 한국, 특히 부산의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호평했다.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전막 유료 공연 3년째 ‘성과’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전막 초청 공연은 이제 정례화하는 추세다. 지난 5~7일 사흘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현대 발레극 ‘카르미나 부라나’는 총 관람객 1312명으로 객석 점유율은 약 60%(평균 58%)로 나타났다. 아시아 초연 작품에다 3만~7만 원이라는 유료 무용 공연이란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개막일엔 매진이었다.

해외 관객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 온 60대 고보리 가오루 씨는 “부산 여행 일정을 짜면서 현지에서 볼만한 공연이 없을까 찾던 중 국제무용제를 발견하고 개막 공연을 예매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내년에는 국제무용제 기간에 맞춰서 부산을 찾고 싶다”라고 공연에 만족감을 내보였다. 다만 일부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 “‘카르미나 부라나’ 칸타타 가사를 자막으로 띄웠더라면 춤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5일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예술감독 겸 무용수·안무가인 터마시 유로니츠. 김은영 기자 5일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헝가리 세게드 컨템포러리 발레단(SCDC)의 예술감독 겸 무용수·안무가인 터마시 유로니츠. 김은영 기자

처음 내한한 발레단인 만큼 SCDC 운영 시스템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5일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SCDC 예술감독 겸 무용수·안무가인 터마시 유로니츠는 “‘카르미나 부라나’의 경우, 30개 이상 국가에서 공연했지만 한국은 처음”이라면서 “이 작품은 100여 개에 달하는 SCDC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 무용 관계자들은 2001년 초연한 뒤 24년째 같은 작품으로 해외 투어를 다니는,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은 긴 수명의’ 작품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SCDC는 1987년 발레단으로 창단해 1993년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기 위해 현대발레단으로 확장했으며, 5년 전부터는 시립극장에서 독립해 유한회사로 운영하면서 연간 100회 이상 공연하는 등 16명의 무용수를 책임지고 있다. 시립극장 산하에선 독립했지만, 오페라 발레 작품은 계약 관계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무용단의 생존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발레 외에도 오페라와 뮤지컬 안무·연출로 영역을 확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얀 밤’(Nuit Blanche)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하얀 밤’(Nuit Blanche) 공연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돋보인 부산·칸 프로젝트 협업

올해 BIDF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면 ‘한국-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무용 작품 ‘노 매터’(30분)와 ‘하얀 밤’(Nuit Blanche, 30분)의 국내 데뷔 무대였다. BIDF와 에르베쿠비컴퍼니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5 쌍방향 국제문화협업 지원’(2025 코리아 라운드 컬처) 사업에도 선정돼 오는 11월 칸 무용 페스티벌에 초청돼 세계 초연될 예정이다.

두 작품은 여성 안에 내재된 힘을 표현함과 동시에 부드러우면서도 유머러스한 여성의 양면적인 모습을 각기 다른 방식과 주제로 풀어냈다. 에르베 쿠비 안무가의 지도로 9명의 한국 무용수와 두 명의 프랑스 뮤지션, 그리고 게스트 댄서가 함께 무대에 올라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칸 페스티벌 공연 때는 내용을 좀 더 보강할 예정이다. 지난해 ‘부산-브라질 프로젝트’로 시동을 건 BIDF의 ‘국제 예술 플랫폼’ 역할이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이 두 레퍼토리는 서로 연결된 하나의 작품으로, 향후 해외 초청 투어에도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도중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노 매터'(NO MATTER)를 안무한 에르베 쿠비 안무가, 맨 오른쪽은 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 신은주 운영위원장.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도중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노 매터'(NO MATTER)를 안무한 에르베 쿠비 안무가, 맨 오른쪽은 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 신은주 운영위원장.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이번 프로젝트의 두 작품을 안무한 쿠비는 “‘하얀 밤’의 경우 2주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지난해 7월 ‘부산국제안무가캠프’를 통해서 만난 여성 무용수들 기량이 너무나 훌륭해서 이런 무용수를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에르베쿠비무용단의 남성 무용수로만 공연한 ‘야만인의 밤’을 여성 버전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쿠비는 “언젠가 여성 무용수로만 작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한국, 부산에서 만난 젊은 무용수를 통해 꿈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노 매터’에서 함께한 무용수들은 2026년과 2027년 해외 투어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한-프랑스(부산-칸) 공동 협력 창제작 공연 '노 매터'(NO MATTER) 모습. 부산국제무용제 제공

BIDF 조직위원회 신은주 운영위원장도 “BIDF가 젊은 미래 창작자 육성을 고민하며 진행한 프로젝트인데, 우리 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이 보여준 역량과 미래에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며 “쿠비라는 프랑스 안무가가 한국의 무용수들과 작업하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했을 때 굉장히 가슴이 두근거렸고, 마침내 그 작품을 BIDF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감격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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