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의 주역] ‘후덕한 땅의 마음’ 중지곤으로 본 이재명정부의 적은?

입력 : 2025-06-09 09:07:29 수정 : 2025-06-09 0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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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거기에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수천 년간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詩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주역은 건(乾)과 곤(坤) 이라는 두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乾坤坎離)의 건곤(乾坤)입니다.

주역 괘는 태극기의 세 줄 괘(卦)가 두 번 겹쳐서 6줄로 된 괘가 64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역 64괘라고 합니다. 1번에서 64번까지 모든 괘는 괘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괘(乾卦)는 하늘이 두 개 겹쳐서 중천건(重天乾)이라고 읽습니다. 중(重)은 중복되다는 뜻이어서 중천건(重天乾)은 ‘두 개의 하늘’이라고 읽습니다.

곤괘(坤卦)는 중지곤(重地坤)입니다. 마찬가지로 땅이 겹친 것인데 이 경우는 ‘펼쳐진 땅끝에 또 이어진 땅, 끝없이 넓은 광야’라고 읽습니다.

건괘(乾卦)는 높은 하늘을 오르는 열망, 꿈꾸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주역은 두 이야기가 마주 보며 하나의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64개의 괘는 32개의 마주 보는 음양의 쌍을 가지고 있습니다.


곤괘(坤卦)는 땅의 마음입니다. 넓고 후덕하고 품어 안고 지지하는 마음입니다. 곤괘는 앞서지 않고 뒤에 서고 넓게 보고 멀리 봅니다.

건괘가 높이 높이 나아가다 땅에 발 딛지 못한다면 곤괘는 땅에 굳게 발 디디고 있습니다.

건괘와 곤괘는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곤괘의 핵심 메시지는 후덕재물(厚德載物)입니다.

‘넉넉한 마음과 땅에 발을 딛는 실제적인 성과’입니다.

이 마음은 국민주권정부가 가져야 할 지침이기도 합니다.

후덕(厚德)한 마음은 선거에서 우리를 지지하거나 안 하거나를 따지지 않는 마음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기편을 정하고 나머지를 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비상계엄은 자기편 외의 나머지를 적으로 대한 결과입니다.

국민주권정부의 적은 나를 지지하지 않고 반대하고 공격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새 정부의 적은 가난, 불평등, 차별, 저출생, 고령화, 지역 소멸, 세대와 남녀, 남북 사이의 갈등 등 어려운 국정 과제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돌리고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품어 안는 마음이 후덕(厚德)입니다. 그다음 과제는 ‘재물(載物)’ 실질적인 성과입니다. 구체적으로 시민의 삶에서 변화를 체감할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내는 일입니다.

곤괘(坤卦)는 넓게 마음을 쓰고, 실제적인 성과를 내고, 차이를 극복하면서 공동체를 완성해 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성공을 기도합니다.


빛살 김재형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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