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편의점 ‘가성비’ 패션·뷰티 띄운다

입력 : 2025-06-10 17: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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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점포 수 사상 첫 감소
올 1분기 매출도 0.4% 줄어
소용량 화장품·협업 의류 등
저렴한 패션·뷰티 제품 경쟁

GS25가 무신사와 협업해 구성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 CU가 스파우트 파우치에 담아 내놓은 립틴트 제품.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PB 의류 ‘세븐셀렉트 코튼 프리미엄 티셔츠’. 이마트24의 초소용량 ‘호텔310 샤워세트’.(시계방향) 각 사 제공 GS25가 무신사와 협업해 구성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 CU가 스파우트 파우치에 담아 내놓은 립틴트 제품.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PB 의류 ‘세븐셀렉트 코튼 프리미엄 티셔츠’. 이마트24의 초소용량 ‘호텔310 샤워세트’.(시계방향) 각 사 제공

최근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편의점이 패션과 뷰티에 주목하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으로 인한 매출 증가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으로 손님을 불러들이는 집객 효과도 함께 누리려는 전략이다. 각 편의점은 긴급형 수요를 넘어 데일리 수요를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가 확산하면서, 패션·뷰티 제품도 ‘저렴이’ 버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점포·매출 감소, 성장세 꺾인 편의점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지난해 편의점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수는 5만 4852개로, 전년보다 68개 줄었다. 편의점 산업이 시작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편의점 수는 일본의 5만 7019개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인구당 수를 따져보면 한국이 일본의 배에 달해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편의점 매출 역시 처음으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의 매출 증감률은 2022년 10.8%, 2023년 6.1%, 지난해 3.7%에서 올해 1분기 -0.4%를 기록했다. 2013년 2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매출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GS25 ‘3000원 화장품’ ‘무신사 제품’

업계 1위인 GS25는 ‘3000원 화장품’과 ‘무신사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GS25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은 총 70여 종이다. GS25는 ‘3000원 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크림, 폼클렌징 등 긴급성이 높은 기초 제품부터 마데카21·더마비·마녀공장·손앤박 등 뷰티 브랜드와 협업한 상품까지 내놓았다. GS25의 뷰티 매출은 2022년 22.4%, 2023년 37.9%, 2024년 45.6%로 꾸준히 늘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는 무신사와 제휴를 맺고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을 선보였다. 재킷, 팬츠, 티셔츠, 벨트, 속옷, 양말 등 모두 12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공항, 병원, 오피스 등의 상권에서 반팔 티셔츠, 양말 등 기본 의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U, 가격·편의성 ‘소용량 화장품’

CU는 가성비와 편리성을 내세운 ‘소용량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소용량 기초화장품 3종(세럼·팩·수분크림)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들은 현재까지 3만 개 넘게 팔렸고, CU의 뷰티 판매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립틴트, 립글로스, 올인원 스킨로션을 소용량 스파우트 파우치에 담은 제품을 3000원 이하로 내놓았다. 과거에는 긴급형 수요로 립밤, 클렌징 티슈 등이 잘 팔렸다면, 최근에는 피부 관리를 목적으로 한 상품도 활발히 판매된다. CU의 뷰티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4.0%, 2023년 28.3%, 2024년 16.5%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최민지 MD는 “화장품 구매 패턴이 목적 구매로 변화하고 있어, 소용량 화장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가성비·차별화 ‘투트랙’

세븐일레븐은 전담팀까지 신설하며 가장 공격적으로 ‘패션·뷰티’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패션·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분야에서는 가성비 있는 PB 의류와 트렌디한 IP 컬래버를 통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PB 상품으로 코튼 티셔츠 2종을 선보였고, 컬래버 상품으로는 세계적 팬덤을 보유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맨시티 등 인기 구단 의류를 내놓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실용성을 우선으로 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돼 편의점 의류 상품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가성비 화장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초가성비템으로 무기자차 선크림, 메디필 스틱형 선크림과 모공리프팅샷세럼을 선보였다. 선크림은 4900원, 스틱형 파우치 화장품은 3000원이다.

■이마트24, 1600원 ‘샤워 세트’

이마트24 역시 패션·뷰티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뷰티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에센스, 바디스크럽, 클렌징폼 3종을 선보였다. 가격은 7900원이다. 최근에는 여행·캠핑족을 위한 초소용량 ‘호텔310 샤워세트’를 출시했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클렌징폼 1회 분량씩 담아 1600원에 판매한다.

패션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육군을 상징하는 ‘R.O.K.A’ 문구와 태극기가 새겨진 로카 티셔츠 2종을 출시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접근성과 긴급성에 맞는 패션·뷰티 상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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