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사막화

입력 : 2025-06-16 18:10:4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해마다 봄철이면 생동감 넘치는 봄 기운을 만끽하려다 ‘황사’라는 짜증스런 존재와 부딪친다. 화창한 봄날 아지랑이를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매년 황사와 미세먼지에 시달리던 봄날. 뒤돌아보니 올해는 이들 봄철 불청객의 기세가 상당히 꺾였다는 느낌이다.

확실히 올해 황사는 줄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황사관측일수는 7일이었는데 올해는 3월 단 하루뿐이다. 2023년에 9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황사는 많이 줄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올봄에는 이동성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자주 통과하면서 황사 등이 대기층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 잦은 봄비는 대기 중 황사나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역할을 했다. 올해 봄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황사의 발원지인 몽골이나 중국 내륙 지역에서도 자주 내려 황사 발생 자체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석탄 사용량을 줄이고, 전기차 보급 확대와 공장배출규제 강화 등으로 중국 북부지역의 대기오염 수치가 상당히 개선된 점도 황사 발생을 줄이고 있다.

황사 발생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대기오염과 함께 사막화다. 중국은 매년 서울시 면적의 6배인 3500㎢의 토지가 사막화되고 있다. 몽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900년대까지 몽골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하던 사막은 현재 78%까지 확대됐다.

사막화는 세계적인 문제다. 지구 육지의 약 30%가량이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사막 주변의 반건조 지역의 생물 생산 능력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사막화되어 나가는 면적은 해마다 6만㎢. 이에 따른 피해 인구는 해마다 약 1700만 명이나 발생한다. 사막화는 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1994년 오늘(6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사막화방지협약이 성사됐다. 사막화와 가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막화와 가뭄으로부터 회복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함이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선 녹화사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나라별 사정으로 힘을 한데 모으기는 쉽지 않다. 정작 사막화에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들은 내부 정세 등으로 손을 놓고 있다. 내 나라 일이 아니라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다. 이웃이 잘 돼야 내가 잘 된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