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보상비만 8300억 이상…풍산, 장안읍 이전 본격화

입력 : 2025-06-18 10:00:07 수정 : 2025-06-18 17: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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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텀2지구 부지 면적 절반 규모 공장
이전 예정지 입주의향서, 부산시에 제출
지역 주민 반대 넘어야 하는 숙제도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방산업체 (주)풍산의 공장 이전이 가시화다. 풍산이 부산시에 기장군 장안읍으로의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다. 풍산 공장은 센텀2지구 사업 부지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보상비만 8000억 원이 넘는 규모이기에 센텀2지구 안착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시는 풍산으로부터 이전 관련 입주의향서를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전 예정지는 기장군 장안읍 내 63만 6555㎡ 부지로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시 관계자는 “투기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정확한 주소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풍산 공장의 면적은 102만여㎡로 센텀2지구 전체 사업 면적(191만 2440㎡)의 절반이 넘는다. 풍산 공장이 옮겨가기 전까지 사업 진행이 어려운 수준이다. 반여농산물시장(15만 8400㎡)과 석대화훼단지(8만 9000㎡) 이전도 센텀2지구 개발의 발목을 잡는 요소지만, 풍산과 비교하기 불가할 정도로 차지하는 풍산 비중이 높다.

앞서 풍산은 2020년 3월 국토부와 이전 협의를 한 뒤 2021년에는 공장을 기장군 일광면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이후 별다른 진척 없이 이전 문제가 표류하다 지난해 2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나서 풍산과 공장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풍산 공장의 조속한 이전은 센텀2지구 사업 조성의 성공 여부와 직결된다. 부산도시공사는 센텀2지구 전체 사업비 2조 411억 원 중 약 40%인 8300억 원가량을 풍산 공장의 이전·보상을 위한 비용으로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업이 2027년에 완성된다는 청사진 아래 계산된 예산이다. 풍산이 대체 부지에 2030년에 입주한다면, 급증하는 보상비와 금융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 예산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시는 대체 부지의 산단 조성을 위해 3634억 원을 별도로 책정했다. 시가 대체 부지 조성을 완료하면 풍산이 이전을 시작하는 형태다. 풍산 부산사업장은 연매출 3300억 원 규모로 500여 명의 근로자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시는 향후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라 산업단지지정 계획심의, 산업단지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주민 반발을 넘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장안읍 이전설이 본격화했던 지난 3월 기장군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 수용성 없는 풍산 이전은 절대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법적·환경적 요건은 물론 토지 이용, 교통, 생활환경 등 주민의 일상과 밀접한 요소들을 면밀히 검토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지역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역사회와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텀2지구는 사업비 2조 411억 원을 들여 스마트 선박, 로봇·지능형 기계, 정보통신(IT) 등 혁신 산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11월 센텀2지구 중 1단계 공사에 착수했다. 센텀2지구 사업은 1~3단계로 나눠 진행하는데 1단계 조성 공사는 전체 사업 부지의 9% 규모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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