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해 5년차 ‘굿 스타트’ 사업, 부산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함께 꿈꿉니다”

입력 : 2025-06-25 14:34:17 수정 : 2025-06-25 14: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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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 구자성 이사장
“지역민 덕분에 얻은 수익 지역 환원해야”
다문화가정 어린이들 교육·의료 집중 지원
‘굿 리더’ 장학·이주여성 검정고시 지원 성과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이사장. 이재찬 기자 chan@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이사장. 이재찬 기자 chan@

“은성의료재단은 좋은병원들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의료적 지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 있어서는 교육적 지원이 더 절실했습니다. 이 어린이들이 인생에서 큰 변화를 이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잘 성장하는 데 집중 지원하겠습니다.”

부산지역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한 사회사업 프로젝트 ‘굿 스타트(GOOD START)’ 사업이 올해도 이어진다. 부산시와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부산일보사가 함께 하는 ‘굿 스타트’ 사업 5년차를 맞아 교육·의료 지원을 위한 후원을 지속해온 은성의료재단 구자성 이사장을 최근 만났다.

구 이사장은 “은성의료재단의 사회공헌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늘 지금 이 시점, 현재 우리 지역에서 가장 필요한 사회공헌활동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해답은 바뀐다”면서 “5년 전에는 그것이 부산의 다문화가정이었고, 특히 아이들 교육 문제와 부모의 경제적 취약성을 보완해줄 수 있어야 했다”고 사업 시작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 아이들이 자라면 어엿한 사회구성원이 될 것이고, 이들이 좋은 사람, 제 역할을 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굿 스타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모국어가 다른 이주여성을 어머니로 둔 아이들에게는 늘 언어적 한계가 뒤따르기 때문에 국어 학습 능력을 끌어올려야 교육 전반에서 불평등을 겪지 않겠다고 보고 학습 지원에 무게를 뒀다. 그동안 기초학습 지원사업, 교육박스·튼튼박스·마더박스 사업, 양육자 검정고시 합격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을 펼쳐왔다.

구 이사장은 또 굿 스타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액의 후원금만 내고 끝나는 사업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이 확고했고, 그래서 사업 첫해부터 비영리사업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굿 스타트 사업을 통해 실제 지원을 받은 어린이들이 성장·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이를 위해 구 이사장이 직접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직접 만나 소통했고, 은성의료재단과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부산시와 각 구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성과를 일구고 있다.

그는 한정된 후원금으로 보다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 ‘굿 리더’ 사업에 돌입했다. 초록우산의 ‘아이리더’ 사업과 유사한 형태로, 학업 의지가 높고 미래에 대한 목표가 뚜렷한 소수의 다문화가정 아동들에게 집중한 장학사업이다. 후원자는 열정 넘치는 학생들에게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학생들은 그야말로 인생이 바뀔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단순히 공부 뿐만이 아니라 운동·예술·미용 등에 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매년 10명 이내로 선정, 1인당 연간 4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고 전진할 수 있도록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후원을 해온 그는 “실제 현장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만나면 정말로 밝고 쾌활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스스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반성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를 통해 배우고 느끼는 바가 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또 굿 스타트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검정고시 합격 장학금 지원사업’을 성과 면에서 가장 잘한 사업으로 꼽았다. 다문화가정의 주축이 되는 이주여성 엄마가 초등·중등·고등 검정고시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장학금을 주는 사업으로, 이주여성들이 한국어 공부를 넘어 정규교육과정 이수 자격을 가지게 되면 취업을 하고 경제활동을 이어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는 “1인당 50만 원이 어떻게 보면 적은 금액이지만 이주여성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되고 덕분에 초등·중등·고등 검정고시를 모두 패스하고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했다는 자립 사례를 들을 때마다 매우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다문화가정 임산부를 후원하는 마더박스 사업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가정 임산부들에게 축하 편지와 함께 신경 써서 고른 출산·육아용품을 집으로 보내주는 사업”이라며 “가끔 손편지로 감사를 전해오는 경우도 있어서 감동적”이라고 소개했다.

구 이사장은 또 “47년 전 작은 의원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최대 규모의 의료법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민과 환자들 덕분”이라며 “은성의료재단은 올바른 마음으로 병원을 운영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늘 헌신하고 수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사회공헌활동의 방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여러 사회공헌활동이 5000여 명의 좋은병원들 직원들에게도 ‘좋은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으로 번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함께 하는 이들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남성초등학교(학교법인 남성학원)이 최근 동참 의사를 전해와 올 하반기부터 굿 스타트 사업 후원에 함께할 것”이라고 알렸다. “굿 스타트라는 사업 이름처럼, 좋은 시작은 우리가 했으니, 앞으로 부산의 여러 기업과 단체가 동참하는 사업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 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 KNN 교향악단,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등 예술 문화 전반에 대한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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