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자 중동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국내 산업계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코스피가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회복하는 등 국내 증시도 ‘안도랠리‘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는 중동 리스크 심화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유가와 운임 상승이 따라올 수밖에 없어 근심이 컸다. 더군다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았다. 2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68.5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2% 하락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1.5%에 달하는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유가 급등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부담을 덜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은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다시 나타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운송업계도 안도하고 있다. 항공유는 항공사의 영업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해운업 역시 해협 우회를 위한 항로 변경 시 운항 거리 증가로 손해가 예상됐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스라엘-이란 사태 대응을 위해 가동 중인 종합상황실과 비상 대응반을 유지하며 실제 휴전 이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내 증시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3100선을 돌파한 것은 3년 9개월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73억 원, 259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날 1조 3799억 원을 순매수하며 3000선을 사수했던 개인은 이날 6383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6.14포인트(2.06%) 오른 800.93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