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를 꾸린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정부, 국회와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본격화한 이후 약 1년 반 만에 지도부 교체가 이뤄졌는데, 대화를 강조한 새로운 리더십이 갈등의 전환점을 만들지 주목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28일 서울시의사회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전공의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했다. 비대위는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서울대병원 김동건 전공의, 세브란스병원 김은식 전공의, 고려대의료원 박지희 전공의와 이외 전공의 대표 7명, 산하 사무지원국으로 꾸려졌다.
이날 총회에서는 권역별 지역협의회 구성안도 의결됐다. 지역 전공의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든다는 취지다. 대전협은 대의원이나 지역협의회장 외에도 전체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확인할 수 있는 소통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위원장 체계를 통해 모든 병원의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정부나 국회와의 협의에 앞서, 수련 환경과 입대 현황 등을 병원별로 파악할 예정이다. 대전협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 국회와 전향적인 대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한의사협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를 포함해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와의 교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부터 1년 4개월간 이어져 온 의정 갈등에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박단 전 비대위원장과 달리, 새 비대위는 대화를 중심에 둔 ‘온건파’로 평가된다. 이번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대치 국면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과 집단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에게 여러 차례 복귀 기회를 제공했지만, 대전협과 의대협은 필수 의료 정책 철회를 비롯한 7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귀를 거부해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