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울산을 “AI 데이터센터(DC) 최적의 입지”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메카’로서 AI 기술을 적용할 사업체가 많고 통신 케이블 연결의 지리적 이점이 큰 데다 친기업 정책까지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브로드밴드 AI 데이터센터 사업부장인 하민용 부사장은 3일 SK텔레콤 뉴스룸에 올린 임원 칼럼을 통해 울산 AI 데이터센터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하 부사장은 “기존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를 주로 수행해 최종 수요기업과 밀접한 수도권 입지가 중요한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주로 수행해 ‘충분한 전력과 부지 확보’, ‘글로벌 확장성’, ‘AI의 기존 산업 적용 용이성’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부사장은 “왜 울산인가”에 대해 “산업 친화적인 울산시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했다”면서 “그외 행정적 절차도 공동으로 검토하고 신속하게 완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 부사장은 울산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AI 허브’로서 지리적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을 기점으로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형성할 경우, 국내는 물론 인접 국가의 AI 학습과 추론용 데이터 처리도 가능해진다”면서 “국제 해저케이블 육양지인 부산 육양국과 40㎞ 거리에 있어, 아시아태평양 인접 국가와의 연결이 용이해, AI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부사장은 “제조업의 메카인 울산에 AI를 접목함으로써 스마트팩토리와 공정 자동화 등 다양한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를 계기로 기업·대학·지자체 간 산학 협력이 촉진돼 대한민국의 AI 인재 양성과 제조 AI 기술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부사장은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급과 부지 확보의 용이성, 안정적인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새로운 데이터센터 역할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300MW(메가와트)급 LNG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인근의 SK멀티유틸리티 발전소에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한국전력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쓸 수 있다고 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내부 서버 설치 공간이 매우 촘촘히 설계돼 이를 뒷받침할 고효율 냉각을 공냉식과 수냉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뒷받침한다. 산업단지공단에 있어 소음·전자파 등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민원에서 자유롭고 울산에 SK그룹의 에너지·화학 계열사 부지가 다수 있어 향후 GW(기가와트)급으로 증설할 때 부지 확보 어려움도 적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이 건설하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첫 가동,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SK텔레콤은 총 300MW 이상의 용량을 확보하게 되며, 이후 가동률 상승에 따라 데이터센터만으로 연간 1조 원 수준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단계 사업화 전략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공정 솔루션(End-to-End Solution Package)’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단계에서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GW급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제공사’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