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앞바다 빼곡히 채운 배들의 정체는?

입력 : 2025-07-10 14: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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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돌문어 잡으러 가자"
지난 9일 문어 금어기 해제에
이틀 간 전국서 1200척 몰려
9월까지 제철... 경제 훈풍 기대
사고 대비·금지체장 설정 지적도

9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 인근 바다. 문어낚시를 하는 배들로 가득 찼다. 김현우 기자 9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 인근 바다. 문어낚시를 하는 배들로 가득 찼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 앞바다에 돌문어(참문어)를 잡기 위한 전국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지난 9일 문어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문어잡이 제철인 오는 9월까지 사천시 일대가 들썩일 참이다.

10일 사천시에 따르면 이틀 간 오전 9시 기준 사천 앞바다에 출어한 낚시·어선은 1200여 척, 출조한 어민·조사는 4900여 명에 달한다.

올해 문어 금어기는 부산·경남·전남은 5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다. 이어 제주는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그 외 지역은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로 정해졌다.

46일간의 금어기를 보낸 남해안은 9일부터 다시 본격적인 문어 낚시에 들어갔다.

사천시 삼천포대교 인근 해역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돌문어 낚시터다. 이 일대는 원래 물살이 세기로 유명하지만 밀물과 썰물이 교차할 즈음 유속이 느려져 돌문어 낚시가 이뤄진다.

9일 한 낚시꾼이 문어를 건져 올리고 있다. 김현우 기자 9일 한 낚시꾼이 문어를 건져 올리고 있다. 김현우 기자

삼천포 돌문어는 주로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제철이다. 색이 유난히 붉고 맛이 담백해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전국에서 낚시꾼들이 몰려들었다.

진주시에서 문어낚시를 온 장명우(54) 씨는 “문어낚시를 좋아해서 해마다 삼천포를 찾는다. 금어기가 풀렸다고 해서 휴가를 내고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몰랐다. 다행히 몇 마리 잡았는데 손맛이 좋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금어기 해제 첫날부터 낚시꾼이 몰리면서 낚싯배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과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에서 낚시꾼들이 몰리면서 낚시 관련 상가는 물론 식당, 주유소 등이 특수를 누렸다.

평일에는 700~1000여 명, 주말에는 1500~2000여 명이 사천을 찾으면서 숙박업계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천 앞바다 문어낚시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전국에서 낚시꾼이 몰린다. 숙박을 하는 낚시꾼들은 여유시간에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용궁수산시장 등 관광 명소도 함께 찾기 때문에 지역에 전체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어낚시 인기가 너무 높아지면서 어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도 나온다. 제한된 구역에 너무 많은 낚싯배와 어선이 몰리면서 사고 우려가 생기는 데다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문어를 잡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 대문어(피문어)와 달리 삼천포 해역 돌문어는 금어기만 있을 뿐 ‘금지체장(크기 제한)’은 아직 없다. 이에 일부 낚시꾼들이 무차별적으로 문어를 잡아들여 어족자원이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사천시에 거주 중인 한 어민은 “삼천포대교 앞바다는 대형 선박이 자주 오가는 곳이다. 또 물살이 세고 암초도 많아 외부에서 들어온 낚싯배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가 문어 금지체장을 지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이 9일 문어 낚시어선업 해상 현장을 방문해 어민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사천시 제공 박동식 사천시장이 9일 문어 낚시어선업 해상 현장을 방문해 어민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사천시 제공

한편, 문어낚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박동식 사천시장은 조업에 나서는 문어단지, 문어통발 어업인과 낚시어선업 해상 현장을 방문했다. 해양수산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어업지도선을 타고 연안 조업 해역으로 출항해 조업에 나선 어업인들을 격려하고 안전 조업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삼천포 돌문어는 지역 어업인들의 큰 소득원일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주요 부가가치”라며 “안전한 조업 환경 조성, 건전한 어업 질서 확립을 위해 어업인과의 현장 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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