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항기 돗대산 참사 이후 23년이 지났지만,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경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돗대산, 공동주택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안전 최우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홍태용 김해시장이 1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만 여객기 돗대산 초근접 비행과 관련해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중화항공 CI186편 여객기가 김해공항 착륙 전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난 일을 언급한 것이다.
홍 시장은 “당시 해당 여객기는 정상적인 선회 경로인 남해고속도로 남측을 벗어나 돗대산 인근을 아찔하게 비행했다”며 “2002년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추락해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과 불과 1km 떨어진 지점이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김해시는 수차례 활주로 연장과 항로 변경 등을 건의해 왔다. 하지만 공군에서는 개선 효과 미비와 군사작전구역·항로별 운영 고도 제한으로 어렵다고 한다”며 “국토부와 국방부, 공항 관계기관들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2016년 조종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김해공항 안정성에 대해 72.7%가 ‘위험하다’고 답한 점도 짚었다. 안전 위협 요인으로는 80.8%가 돗대산과 신어산 등 산악 장애물을 꼽았다. 과거 중국 민항기 돗대산 참사 원인도 당시 운항 승무원의 조종 미숙으로 밝혀졌다.
홍 시장은 “조종사의 실수로 선해 반경과 경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정부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중화항공 CI186편 여객기는 승객 150여 명을 태우고 오후 4시 35분께 대만 타이베이에서 이륙해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께 김해공항 활주로 착륙 전 복항했다. 첫 착륙에 실패한 이 여객기는 공항 상공을 선회하다 이날 오후 7시 15분께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