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기차 업체서 대규모 수주
단일 고객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이날 오전 주가도 3% 가까이 상승

삼성전자 경기도 평택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약 23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파운드리 사업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단일 고객 계약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총 22조 7648억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 상대와 구체적인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비공개다. 하지만 업계 내에선 빅테크 기업이 모 전기차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 계약은 작년 삼성전자 총 매출액 300조 8709억 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급 계약이다.

계약 기간은 지난 24일부터 오는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8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부진을 딛고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 4조 6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1조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에는 파운드리 부문 적자가 꼽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점유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7%로 전년 1분기 대비 3.3%포인트(P) 하락했다. 업계 1위 대만 TSMC의 점유율은 67.6%, 중국 SMIC는 6.0%다.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지면서 3위인 SMIC의 추격은 거센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3조 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생산 기지를 짓고 있다. 이번 수주 역시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수율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서 대규모 수주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규모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 수주 발표와 관련,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1분 현재 6만 7850원으로 전날 대비 2.96%(1950원) 상승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