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세븐아일랜드’ 건축 보러 가덕도 온다

입력 : 2025-07-28 20:00:0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세계적 건축상 ‘베르사유상’ 받은
‘세븐아일랜드’ 건축 관광 명소로

세계적인 건축상인 ‘베르사유상’을 받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카페 ‘세븐아일랜드’는 각 공간에서 7개의 섬을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세븐아일랜드 제공 세계적인 건축상인 ‘베르사유상’을 받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카페 ‘세븐아일랜드’는 각 공간에서 7개의 섬을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세븐아일랜드 제공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한 카페가 세계 건축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세븐아일랜드’가 지난달 세계적인 건축상인 ‘2025 베르사유상(Prix Versailles)’ 레스토랑 부문 수상작에 선정됐다. ‘건축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이 상을 부산 건축물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 소식이 알려진 후 세븐아일랜드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건축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베르사유상은 프랑스 문화부와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국제 건축상이다. 공항, 백화점, 호텔, 박물관, 스포츠시설 등 8개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을 선정한다.

이번에 세븐아일랜드가 수상한 레스토랑 부문에는 파리의 ‘뒤카스 바카랏’(Ducasse Baccarat)과 두바이의 ‘스모크드 룸’(Smoked Room) 등 세계적인 미식 공간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세븐아일랜드 공동대표 김찬휴 씨는 “해외 건축 사이트에 올린 포트폴리오를 보고 주최 측에서 먼저 이메일을 보내 왔다”며 “사기인 줄 알았을 정도로 생소했지만, 확인해 보니 매우 권위 있는 상이더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세븐아일랜드를 “각기 다른 풍경을 담아내는 공간의 연속으로, 모든 자리에서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세븐아일랜드는 이름 그대로 가덕도 앞바다의 7개 섬에서 영감을 얻어, 각 건물이 서로 다른 섬을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1층은 바위섬이 잠긴 모습을 블랙 톤으로, 2층은 햇빛을 머금은 섬을 화이트 톤으로 형상화했다. 절벽 위의 나무 한 그루까지 살린 조경도 건축 일부로 녹여냈다. 건축은 이림건축(대표 이상혁), ANG건축(대표 박형), 인테리어는 Mttb(대표 김도한·김채윤)가 맡았으며, 완공까지 4년이 걸렸다.

세븐아일랜드는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진화 중이다. 카페 내부에서는 지역 예술가의 전시, 라이브 드로잉, 재즈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직접 수입한 원두를 활용한 커피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며, 기능장이 선보이는 베이커리와 노을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건축 관광’이 부산 관광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대만 건축사 10여 명이 방문하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SNS와 입소문을 통해 ‘상 받은 카페’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간 더현대서울, 디올 성수, 갤러리아 광교 등 수도권 중심이었던 국내 수상작 목록에 부산 건축이 이름을 올리며, 부산의 도시 경쟁력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븐아일랜드 김지휴 공동대표는 “부산에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공간이 많다”며 “세븐아일랜드가 부산 건축 관광의 시작점 중 하나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역 관광업계는 “부산이 ‘건축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공간들이 관광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온나배너
부일영화상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