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주재한 국무회의가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대통령실은 이에 국민 알 권리 확대와 투명한 국정 운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폭염 피해 최소화를 주문하는 동시에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을 향해 "산재가 줄어들지 않으면 직을 걸라"며 '산업재해 근절'을 지시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참석자 입장부터 국민의례,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까지 KTV 등으로 실시간 방송됐다. 국무회의 생중계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 확대 및 투명한 국정 운영을 위해 국무회의 내용 중 공개 가능한 부분은 국민께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기후변화 때문이겠지만 폭우에 이어서 폭염이 심각하다"며 "온열 환자가 지난해의 약 3배인 24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폐사 가축 수도 지난해의 10배,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서 국가적 비상사태라는 각오를 가지고 가용 인력, 예산,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문제도 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건, 똑같은 방식으로 특히 사망하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건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 장관을 향해 "산업재해가 안 줄어들면 직을 걸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산업 안전 업무 담당 근로감독관 단속 현황을 거론하며 "사람 목숨을 지키는 특공대라고 생각하고 정말로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하자 김 장관은 "직을 걸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신임 장관들은 개혁과 성장 매진의 의지를 내비쳤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북극항로 시대를 잘 준비해 또 하나의 수도권을 만들겠다"며 "성장엔진 하나만으로 위태롭게 나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하나 더 장착해 지속적이고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 출신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20년 만에 (다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이임한 국무위원 한 분이 '장관으로 1년 동안 국무회의에 참석해서 발언한 분량보다 이 대통령을 모시고 2번 회의했을 때의 발언량이 더 많았다고 하더라"면서 "국가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국민 기대가 큰 것 같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3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군의 '군심'이 흩어져있다"며 "군심을 바로잡고 국민의 군대로 재건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안 장관을 향해 "국방일보가 장관님의 취임사를 편집해서 핵심 메시지를 빼버렸다던데,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심각하다. 국방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취임사 내용 가운데) 내란 언급은 싹 빼버렸다더라"고 말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과 성장의 갈림길에 선 이 상황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회복과 성장, 행복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새긴다. 중기부 정책이 모든 부처와 관계돼 있으니 많이 찾아뵙고 협조 요청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