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 전엔 북미 대화 불가”

입력 : 2025-07-29 10: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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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과거 집착하면 북미 대화는 미국의 희망일 뿐”
“2025년은 2018·2019년과 달라”…상황 변화 강조
비핵화 협상은 일축…다른 접촉 가능성은 열어둬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부산일보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부산일보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이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조미(북미) 간 만남은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인정 없이는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부부장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 2025년은 2018년이나 2019년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던 시기와는 지정학적 환경과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조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비핵화 실현 목적과 한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것은 대방에 대한 우롱으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특히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인정은 앞으로의 모든 것을 예측하고 사고해보는 데서 전제로 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세한 핵억제력의 존재와 더불어 성립되고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의하여 최고법으로 고착된 우리 국가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그는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김 부부장은 “핵을 보유한 두 국가가 대결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결코 서로에게 이롭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최소한의 판단력은 있어야 할 것이며 그렇다면 그러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비핵화가 아닌 다른 의제를 전제로 한 대화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 백악관 당국자는 ‘미국의 대북 신규 제재가 대북외교는 당분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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