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부터 경남 거제 인근 저도에서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민생 현안과 정국 구상, 임박한 한미 정상회담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부산 타운홀 미팅’ 이후 일주일여 만에 인근 지역을 재방문한다는 점에서 PK 민심 공략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일 “이 대통령은 주말인 2일부터 거제 저도에 머물며 정국 구상을 가다듬고, 독서와 영화감상 등으로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식 휴가 기간은 4∼8일이지만, 휴일부터 치면 일주일간 재충전 시간을 갖는 셈이다.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이 대통령은 지자체장 시절이나 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에도 휴가를 거의 안 가는 편이었지만, 공직 사회 전체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번에 장기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3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공식 휴가를 안 가면 부작용이 있다. 공직자들이 공식적으로 못 쉬고 민원이 생기더라”고 밝히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 휴가지인 저도는 대통령 별장 ‘청해대’(靑海臺)가 있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염두에 두고 9홀 골프장이 부속시설로 있는 청해대를 휴가지로 잡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다만 지역 정가에서는 여권이 해수부 이전을 발판으로 내년 PK 지방선거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이번 저도 휴가에도 이런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한미 관세협상에서 우리 측의 조선업 협력 구상이 타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만큼, 이 대통령이 조선업 중심지인 이 지역에서 관련 행보나 메세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추진될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 지원을 위한 법률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