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원대의 부산 ‘미래성장벤처펀드’ 등 지역 중심 펀드 결성이 활발한 가운데, 서울의 한 벤처투자사가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다. 부산에 정부 주도 모태펀드가 결성되며 유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부산이 투자업계의 새로운 무대로 떠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하 창투원)에 따르면 서울 소재 벤처투자사인 (유)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2019년 설립된 벤처캐피털(VC)로, 총 13개 투자조합을 통해 1912억 원을 결성하고 현재 11개 조합에서 1683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반도체, 헬스·뷰티, 일반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활동을 펼쳐왔으며, 동남권 투자에 특화된 전문 인력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의 본사 이전은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부산에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에는 올해 초 창업 지원 기능을 모은 창투원이 출범하고, 3000억 원 규모의 ‘미래성장벤처펀드’가 결성됐다. 내년에는 지역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글로벌 창업허브 부산‘이 부산항 북항 1 부두에 문을 연다. 모두 창업 허브 육성을 위한 움직임들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펀드에 참여하려면 부산에 본사를 두거나, 지사를 설립해야 하는 등의 기준이 있다”며 “그동안 본사 대신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이번처럼 본사를 이전하는 경우는 지역 기업에 투자를 활발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창투원 측은 “비전에쿼티파트너스의 이전은 수도권 중심의 벤처 자본이 지역으로 확산되는 전환점의 의미를 갖는다”며 “비전에쿼티파트너스 등 본사를 이전한 투자사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입주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