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에서는 “최대 성과를 끌어냈다”,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리면서 환영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통령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명언은 협상가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장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좋아하면서 올해 안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반응을 끌어낸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조선·에너지 분야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이디어에 공감했으며, 양국 기업이 총 11개 계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큰 성과”라면서 “앞으로 이어질 실무회담과 추가 조치를 차분히 살피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피로 맺어진 70년 전의 동맹은 이제 첨단기술과 국제협력으로 더욱 끈끈하게 이어졌다. 든든한 한미관계의 강화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양 정상 간의 신뢰를 쌓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100점 만점에 120점 주고 싶다”고 상찬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 국내의 특검 수사를 겨냥, ‘한국의 숙청·혁명’ 언급한 데 대해서는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회담 전 상대 국가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이 대통령이 국민과 국익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고 적었고, 박홍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안하무인격 기술을 발휘하기에 앞서 부디 동맹국에 대한 예의와 품격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굴욕 외교이자,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혹평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적 아부를 늘어놓는 것을 국민이 잘 지켜봤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1500억 달러 투자까지 추가로 갖다 바친 굴욕 외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 ‘혁명’을 SNS에서 언급했다”면서 “회담 후 공동회견은커녕 배웅조차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정상회담 전체 과정이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첩 외 무엇을 얻었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쌀과 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 개방 부분은 국민과 농민 우려를 해소할 만큼 정리되지 않았고, 철강·알루미늄·반도체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양국 정상의 북미 대화 의지에 대해서도 “일단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해 좋은 말을 했다고 이해하지만, 김정은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기에 잘 점검할 부분”이라고 경계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교회 압수수색’, ‘미군 기지 조사’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무분별한 특검 수사가 얼마나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 드러난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수석대변인은 “관세 합의 재협상에 대해서는‘한국이 얻어갈 것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가운 답만 들었고, ‘주한미군기지 부지 소유권을 요청할 수 있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외교 안보상 불확실성도 높아졌다”면서 “정상간 통상적인 외교적 수사가 오간 걸로 한가하게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