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미 함정 MRO 진출 앞당긴다

입력 : 2025-09-11 15: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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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함정정비협약’ 체결 기대
내년 미군 발주 사업 입찰 가능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한 대한민국 해군 울산급 Batch-Ⅲ 호위함 시운전 모습. SK오션플랜트 제공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한 대한민국 해군 울산급 Batch-Ⅲ 호위함 시운전 모습. SK오션플랜트 제공

SK오션플랜트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함정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유지·보수·정비)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죈다.

이르면 연내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 Master ship repair agreement)’ 체결이 가능해 내년 미 해군 발주 프로젝트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MSRA는 미 함정 유지보수와 정비를 위한 미국 정부와 민간 조선사 간 협약이다.

함정 정비에 대한 품질과 신뢰성을 보증하는 것으로 MSRA가 있어야 미 해군이 발주하는 MRO 사업 입찰이 가능하다.

SK오션플랜트에 따르면 지난 5월 태스크포스를 가동한 지 3.5개월 만인 8월 중순 MSRA에 필요한 서류제출을 마치고 이달 말 현장실사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협약 체결도 가능하다.

통상 MSRA 체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SK오션플랜트는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 해군 MRO는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간한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을 통해 본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함정 296척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평균 300억 달러, 우리 돈 42조 원을 투입한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5월 고성 본사에서 두산에너빌리티(주), STX엔진(주)와 함정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일보DB SK오션플랜트는 지난 5월 고성 본사에서 두산에너빌리티(주), STX엔진(주)와 함정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일보DB

이 과정에 신조는 물론 MRO 시장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미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미국 해군이 전개 중인 전함은 149척(잠수함·항공모함은 제외)에 달한다.

미 해군은 이들 전함 MRO 사업에 연간 60∼74억 달러(약 8조 8000억∼10조 8000억 원)를 지출하고 있다.

미국 내 조선소 부족, 설비 노후화, 생산성 저하 등 문제로 미 함정 MRO 지연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 시장을 놓고 현재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이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MSRA 자격을 얻으며 MRO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최대 6척, HD현대는 올해 2∼3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SK오션플랜트도 잰걸음에 나섰다.

2017년 함정건조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SK오션플랜트는 지난 5월 성공적인 함정 MRO 사업 수행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두산에너빌리티, STX엔진 등 국내 핵심 방산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시장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SK오션플랜트는 현재 해군의 최신 호위함인 ‘울산급 Batch-Ⅲ’ 후속함(2, 3, 4번 함)을 동시에 건조 중이다.

지난 6월 진수식을 가진 경북함을 시작으로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해양경찰청에 3000t급 경비함 3척과 200t급 경비정 7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는 등 지금까지 30척 이상의 함정 건조를 통해 역량을 입증했다.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한 대한민국 해군 차세대 주력 호위함인 ‘경북함(울산급 Batch-III 2번함)’ 진수식. 부산일보DB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한 대한민국 해군 차세대 주력 호위함인 ‘경북함(울산급 Batch-III 2번함)’ 진수식. 부산일보DB

함정 MRO 토대가 될 대형 선박 수리·개조 사업에선 이미 선두 주자다.

2017년 선박 수리 사업을 시작해 LNG 운반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매년 30여 척의 선박 수리를 수행하며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

SK오션플랜트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42만㎡ 규모 제1사업장과 51만㎡ 규모 제2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업장을 합하면 1.7km에 달하는 안벽과 대형 선박도 원활히 계류 가능한 깊은 수심을 갖췄다.

이와 함께 길이 430m, 폭 84m 초대형 플로팅도크(Floating Dock)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현재 조성이 한창인 제3사업장은 157만㎡ 규모에 1.68km 안벽, 구축함 등 대형 함정도 계류 가능한 15m 이상의 깊은 수심을 확보할 수 있어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연계에 최적의 사업장으로 손꼽힌다.

한편, SK오션플랜트는 울산급 호위함 등 특수선 분야 매출인식이 본격화하며 상반기 매출 4977억 원(전년 동기 대비 75.4% 증가), 영업이익 266억 원(전년 동기 대비 182.6% 증가)을 기록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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