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만났다는 의혹을 단호하게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한다’고 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대해 한 전 총리와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17일 대법원 법원행정처를 통해 ‘최근 정치권 등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대법원장 측은 “최근 정치권 등에서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도 조 대법원장과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 중 하나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도 조 대법원장과 만난 사실이 없고,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했다는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에 회동을 했다는 취지였다.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 독립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해당 발언 관련 기사를 언급하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SNS에서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대선 개입과 정치 개입은 즉각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에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과 중앙지법 내란 재판 지연 등을 언급하며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