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분 늦게 시작하더니 갑자기 종료… 실망만 안긴 부산 드론 축제

입력 : 2025-09-22 14:36:30 수정 : 2025-09-22 18: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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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친수공원 ‘부산월드드론페스티벌’
앞서 열린 공연 앵콜 무대로 지연 시작
GPS 통신 장애로 공연 중 갑자기 종료
‘국내 최초·최대’ 홍보 무색, 운영 허술

21일 오후 9시 35분께 부산 북항친수공원에서 열린 부산월드드론페스티벌이 통신 장애로 행사 도중 종료됐다. 독자 제공 21일 오후 9시 35분께 부산 북항친수공원에서 열린 부산월드드론페스티벌이 통신 장애로 행사 도중 종료됐다. 독자 제공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대형 국제 드론 축제가 행사 도중에 갑작스럽게 종료됐다. 이 행사는 부산시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국제 경연 드론 행사’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시민과 관광객 5000명이 운집했는데, 정작 행사 운영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9시 35분께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일대에서 열린 ‘부산월드드론페스티벌(이하 드론페스티벌)’이 중국팀의 드론 공연 도중 갑작스럽게 종료됐다.

이날 행사는 일본·중국·미국에서 참가한 팀별로 10분가량 드론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다. 일본팀 공연 이후 이어진 중국팀 공연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중단됐다. 주최 측은 9시 35분께 행사장 전광판에 ‘GPS 통신장애로 인해 행사가 종료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이후 예정됐던 미국팀 공연과 관람객의 우수 공연 현장 투표도 모두 취소됐다.

드론페스티벌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당초 이날 오후 8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는 약 25분 늦은 오후 8시 55분께 시작됐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재즈 공연이 길어지면서다. 하지만 행사 지연에 대한 별다른 안내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야외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시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부산시는 부산항을 출항하는 선박에서 강한 전파가 송출되면서 행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선박에서 송출된 전파가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전파를 방해해 추락 우려가 있어 공연을 아예 취소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부산시의 허술한 운영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앞서 부산시는 드론페스티벌에 대해 ‘드론 5000대가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국제 경연 행사’로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부산시와 국토교통부가 주최했고 민간 업체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 열렸다. 지난해부터 부산의 대표 축제·행사를 통합해 출범한 부산시 축제 브랜드 ‘페스티벌 시월’의 일부이기도 하다.

일부 시민들은 행사 종료 이후 안전 조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수천 명의 관람객이 한꺼번에 공중보행교를 통해 행사장에서 빠져나갔지만, 인파를 통제할 안전 요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한 시민은 “멋진 공연을 기대하고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는데 실망했다”며 “국제적인 행사라기엔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광마이스산업과 관계자는 “선박 출항 일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팀 공연 시간과 겹쳤다”며 “앞서 열린 재즈 공연이 길어질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 관리 인력을 사전에 배치했지만, 갑작스러운 행사 종료로 혼선이 발생해 인파 관리 등에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고 사실상 행사 부실 운영을 인정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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