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주년을 맞은 부산불꽃축제가 광안리 밤바다를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았다.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 이번 축제에는 117만여 명 관람객이 몰렸다.
15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개최됐다. 이날 오후 7시가 되자 20주년을 기념하는 불꽃이 꼬물꼬물 하늘로 솟아올라 원을 그리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밤하늘은 다채로운 불꽃으로 물들어 반짝였고, 곳곳에서는 “와”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터지는 불꽃을 보고 박수를 치거나 열심히 사진을 남겼다.
축제 시작 15분 후에는 일본 ‘히비키야’사의 해외 초청 불꽃공연이 펼쳐졌다. 히비키야사은 사탕, 사과, 꽃, 캐릭터 ‘헬로키티’ 등 다양한 형태의 불꽃을 터트리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불꽃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부산멀티불꽃쇼였다. 나이아가라, 웨이브 불꽃, 캐치볼 하모니 불꽃, 홀스테일 불꽃 등 이색적인 불꽃이 연속적으로 쏟아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특히 피날레에서는 불꽃을 쉴 새 없이 쏘아 올려 온 하늘이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압도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공연이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번 불꽃축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깊은 감동을 남겼다. 푸에르토리코에서 딸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온 야리차 리브론(48) 씨는 “이렇게 환상적인 공연을 직관하다니 감격스럽다”며 “20주년이라 더 화려한 공연을 준비한 것 같다. 딸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20주년을 기념해 불꽃 구성과 연출 지점이 크게 확대됐다. 기존 2부로 진행하던 축제는 도입부에 20주년 기념 축하 불꽃 오프닝을 추가해 총 3부로 늘어났다.
대형 바지선도 기존 8대에서 13대로 추가됐다. 이번에 투입되는 불꽃 물량은 9만 발로, 지난해 8만 발에 비해 늘어났다. 광안대교 경관조명은 최근 개선 공사를 마쳐 보다 밝고 선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도로에서 관람객들이 귀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이날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는 오후 3시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다. 방문객들은 휴대전화로 바다를 찍거나 명당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인근 식당과 카페 등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축제 부스에서 사전 행사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김지연(18·부산진구) 양은 “사전 행사 미니게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벌써 마감됐다고 해서 방명록만 남겼다”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불꽃을 보면서도 같은 소원을 빌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김한석(34) 씨는 “광안대교 전체가 아름답게 빛나서 불꽃축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며 “불꽃과 어우러지면 얼마나 멋질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불꽃축제 관람객은 117만 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3만 명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다. 해상에서는 171척 배가 동원돼 6600여 명이 공연을 즐겼고 육상에서는 116만 7400명 관람객이 모였다. 해외 판매 좌석도 5035석으로, 지난해 4443석에 비해 증가했다.
시는 안전 관리 인력 7300명을 투입해 일파 밀집·사고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경찰과 소방, 부산교통공사, 해양경찰 등이 합동으로 인파를 관리하고, 중점 관리 구역 42곳과 CCTV 70대를 모니터링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이동 경로에 안전 요원 830명을 집중 배치했다. 주요 병목구간에는 LED 차량 11대와 키다리경찰관 11개를 설치해 사고에 대비했다. 또 올해에는 고공관측차량을 도입해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며 효과적으로 인파 분산을 유도했다.
인파 밀집으로 인한 인명 사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구급 활동은 총 6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4건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는 찰과상·피로감 등 경미한 증상으로 현장에서 응급 처치됐다.
제2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