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악취 계속 나더라”… 부산 강서구청, 악취측정기 관리 부실 드러나

입력 : 2025-11-24 15: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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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내 27개소에 악취측정기 설치
2022~2024년 총 장애일수 3735일
엉터리 측정 자료로 악취 계획 수립도
“정기점검 소홀로 주민 생활환경 악화”
부산시 ‘2025년 강서구 종합감사’ 결과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 감사에서 강서구 27곳에 설치된 악취측정기가 지난 3년 동안 평균 4개월 이상 고장 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측정기가 고장 난 것인데, 그 사이 악취로 인한 주민 민원은 300건에 달했다.

24일 부산시의 ‘2025년 강서구 종합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서구 내 27곳에 설치된 악취측정기의 총 장애 일수는 3735일이다. 악취측정기 한 대당 장애 일수는 138일인데, 10일에 하루꼴로 측정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악취측정기는 주로 강서구의 제조 시설, 폐기물 처리시설 등 악취 민원이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 암모니아,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악취 원인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매년 악취 방지계획을 세우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보고서는 강서구청이 정기점검이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탓에 고장 난 악취측정기의 복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매월 정기점검을 통해 장애가 발생한 악취측정기에 대해 48시간 이내 복구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계 고장 등으로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나, 강서구청은 이를 토대로 악취 방지계획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악취측정기 관리가 미흡한 사이 주민 민원은 꾸준히 발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악취 관련 민원은 306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시는 “악취모니터링 시스템 관리 소홀로 인해 악취 배출 사업장의 실시간 감시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그로 인해 악취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인근 주민의 생활환경 악화를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감사는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4일까지 9일간 실시됐다. 악취측정기 관리 소홀을 포함해 하천법을 무시한 채 고정 구조물이 있는 체육공원을 조성한 사실 등 모두 27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됐다. 강서구청은 대다수 지적 사항에 대해 수용하고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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