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입찰, 사업자 선정 등 일정이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가덕신공항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위)과 김해국제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하는 모습. 연합뉴스·부산일보DB
정부가 가덕신공항 준공·개항 시점을 2035년으로 늦춘 데 따라 다음 달 입찰과 사업자 선정 등 후속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착공에 앞선 사전 행정 처리 기간을 최소화해 조기 개항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26일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 기술보증기금 강당에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건설사업에 관심 있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연다. 이는 정부가 가덕신공항 사업 전 과정을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담당하도록 결정한 이후, 첫 절차다.
건설사 10곳이 지난 24일까지 참여를 신청했으며, 당일 참여 건설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진 대우건설도 참여 신청을 했다.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대우건설 중심으로 1개 컨소시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설명회 후 내부 절차를 거쳐 12월 둘째 주 조달청에 발주해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단 측은 워낙 큰 대형 공사여서 입찰 과정을 순조롭게 관리하기 위해 자체 발주하지 않고 조달청이 발주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12월 마지막 주 조달청이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만약 사전적격성 심사를 원하는 건설사가 1개 컨소시엄만 참여한다면 입찰은 유찰되고 재입찰에 들어간다.
이에 지역에서는 행정 처리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당시 장기간 표류한 기억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12월 28일 기본계획을 고시한 이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024년 10월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무려 10개월을 흘려보냈다. 입찰공고, 유찰을 반복하고 이후 입찰공고 내용을 변경하면서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고, 다시 입찰을 하며 상당한 시간을 썼다. 막판 현대건설이 컨소시엄 내 건설사 협의 등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시간을 늦춰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역 건설업계는 행정 처리 기간 단축으로 6개월은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입찰과 사업자 선정까지 얼마나 시간을 단축시켜 계약까지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1차 입찰부터 경쟁입찰이 진행되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두 개의 컨소시엄 간 경쟁에 의해 기본설계를 진행한다면 공기 단축도 충분히 다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경쟁입찰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모두 4번 입찰을 진행하고 중간에 입찰 조건을 변경하면서 거의 6개월가량 시간을 허비했다.
이후 사업자가 선정되면 6개월의 기본설계 기간을 준다. 기본 설계에 대한 심의가 완료되면 우선시공분 착공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시공분이란 건설 현장 숙소와 공사용 가설도로 등을 말한다. 국토부는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말 우선시공분 착공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입찰 과정만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면 내년 2~3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끝내고 기본설계에 착수할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만 딴지를 걸지 않으면 최대한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항과 준공시점을 2035년으로 맞췄는데 지난번처럼 개항 2034년, 준공 2035년 등으로 분리해 신속한 개항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인천공항공사 등에서 공사 중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와 터미널만 완공되면 개항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준공이란 모든 시설물이 완전히 완공된 후를 말하는데, 승객이 이용하고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곳만 문제가 없다면 개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