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빈집정비기금 조성 속도…4수 만에 조례 통과

입력 : 2025-12-01 17:56:59 수정 : 2025-12-01 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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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총 25억 원 적립
50채 철거, 10채 매입 목표
청년센터 운영 조례도 통과
공간 대여 등 활용도 높아져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산 중구에서 체계적인 빈집 정비를 위한 기금이 조성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원도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들의 모습. 부산일보DB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산 중구에서 체계적인 빈집 정비를 위한 기금이 조성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 원도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들의 모습. 부산일보DB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산 중구에서 체계적인 빈집 정비를 위한 기금이 조성된다. 올해 3월 개관했지만 관련 조례가 없어 제한적으로 운영돼 온 청년복합문화공간도 조례 제정으로 공간 대여 등이 가능해져 활성화가 기대된다.

1일 부산 중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제312회 제3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빈집정비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이하 중구 빈집정비기금 조례)가 통과됐다. 이 조례는 구 예산으로 빈집 철거 등 정비 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해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안정적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조례에는 기금 설치와 조성 재원, 용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례에 따르면 구청장은 빈집정비기금을 설치해야 하며, 기금으로 빈집을 사들여 임대주택 등으로 조성하거나 철거하는 등 정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중구는 영도구, 서구 등 다른 원도심 지자체와 함께 빈집 문제가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중구 내 빈집은 600개소다. 2019년 264개소에 비해 5년 새 약 2.3배 늘었다. 지난해 본보 ‘빈집 SOS’ 기획 보도에 따르면 빈집 SOS 지수(빈집 발생 위험도)는 3.26으로 부산 지역 16개 구·군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 5에 가까울수록 빈집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로, 평균 지수는 2.93이었다. 상위 3개 구·군은 영도구(3.56), 서구(3.45), 동구(3.41)로 모두 원도심 지역이었다.

서구와 영도구는 각각 2020년, 지난해 빈집정비기금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동구는 별도의 빈집정비기금은 없지만, 도시재생기금 가운데 일부를 빈집 매입 등에 사용하고 있다.

중구 빈집조성기금 조례는 올해 구의회에서 3차례 부결된 바 있다. 기존 사업과의 중복, 별도 기금 조성 필요성에 대한 의문 등이 주된 반대 이유였다. 이번 4번째 상정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조례안을 발의한 중구의회 강희은 부의장은 “향후 5년간 구비로 매년 5억 원을 기금으로 적립하면 빈집 50채를 철거하고 10채를 매입할 수 있다”며 “빈집뱅크 등 기존 관련 사업은 물론 점차 심화하는 빈집 문제에 대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복합공간 설치 및 운영 조례안’도 이날 구의회에서 통과됐다. 이 조례는 중구 첫 청년복합문화공간인 ‘청년마루’의 설치와 운영 근거를 담고 있어 공간 대여 등이 가능해졌다. 청년마루는 올해 3월 중구 보수동에 문을 열었지만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못해 일부 활용이 제한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달 중에 조례가 공포되면 즉시 공간 대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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