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부산 정치파동으로 정계 입문…그 뜻 기릴 것"

입력 : 2025-12-09 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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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김정현 신임 관장
"부산 민주항쟁 역사와 연대해 민주주의 발전"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 맞아 특별기획전 개최

김정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신임 관장.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김정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신임 관장.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부산 정치파동’을 계기로 정치에 투신하셨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부산·경남과의 연대도 계속 이어 가야 합니다"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장에 지역 언론인 출신 김정현(사진) 신임 관장이 최근 취임했다.

김 관장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전남일보 기자를 거쳐 DJ 장남인 고 김홍일 의원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등을 지냈으며 20여 년의 정당 생활 동안 일관되게 ‘DJ 정신’을 계승해왔다.

지난 2023년부터는 국제학술대회인 ‘김대중평화회의’ 홍보위원장을 맡아 DJ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업적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김 관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DJ와 부산의 인연을 각별하게 소개했다. DJ는 한국전쟁 중 일어난 부산 정치파동을 보고 충격을 받아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고 한다.

부산 정치파동은 1952년 5~7월 임시수도 부산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직선제 개헌을 강행하며 의회와 야당을 압박한 일련의 사태다. DJ는 당시 전남 목포에서 해오던 해운사업을 부산으로 옮겨 곡물·비료·가마니 등을 거래해 꽤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DJ는 부산 영도에 머물던 죽산 조봉암(1898~1959) 선생을 찾는 등 정치적 성향이 다양한 인사들과 교류하며 이승만 독재에 비판적 의식을 갖게 됐다.

“나는 부산 정치파동을 통해 권력욕에 눈이 멀어 헌법을 멋대로 고치는 정권의 추악한 모습을 생생히 목격했다. 그때 다짐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계에 뛰어들기로 했다”(김대중 육성 회고록)

고 김대중 전 대통령(앞줄 왼쪽 첫 번째)이 1950년대 목포와 부산을 오가며 해운업에 종사하던 시절 촬영한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고 김대중 전 대통령(앞줄 왼쪽 첫 번째)이 1950년대 목포와 부산을 오가며 해운업에 종사하던 시절 촬영한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DJ는 대통령 재임 시절에 ‘동남지역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부산·경남·울산 지역을 위해 적극적인 예산·제도적 지원을 했고, 위원장을 맡았던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김 관장은 “부산·경남은 민주주의 지도자였던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배출했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을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난 지역”이라며 “DJ의 광주·전남과 YS의 부산·경남이 연대를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굳건한 토대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부산 민주공원에서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주최한 ‘찾아가는 기념관-6·15남북정상회담 특별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다.

김 관장은 “DJ가 평생 추구했던 민주주의, 인권, 평화, 국민통합의 가치를 지표로 삼아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열린 기념관으로 만들겠다”면서 “요즘 기념관에 하루 평균 관람객이 500여 명 가량 되는데, 부산과 목포 사이에 교통이 좋아져서 부산·경남 분들이 상당수 오신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9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DJ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을 맞아 기념관 내 컨벤션동 1층 전시실에서 ‘피스메이커 김대중, 평화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는 노벨평화상 수상 관련 사진과 노벨평화상 상장 및 메달,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시계, 행남자기가 노벨위원회 의뢰로 제작해 2002년 노벨상 시상식 공식 만찬 테이블에 오른 식기 등이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9일부터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을 맞아 기념관 내 컨벤션동 1층 전시실에서 ‘피스메이커 김대중, 평화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9일부터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을 맞아 기념관 내 컨벤션동 1층 전시실에서 ‘피스메이커 김대중, 평화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제공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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