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산별 시가 총액 1위 기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연합뉴스
2025년 한 해 동안 대표적인 대장주 중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연말께 상승분을 모두 반납 후 마이너스(-) 손실률로 을사년을 마무리했다.
11일 한국거래소와 글로벌 투자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별 시가총액 1위 기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투자 종목은 삼성전자(124.5%)다. 대장주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금(67.7%) △엔비디아(34.8%) △원달러 환율(-1.8%) △비트코인(-9.3%) 순이었다.
■‘10만전자’로 보답한 국민주식
지난해 1월 2일(종가 기준 5만 3400원)부터 12월 30일(11만 9900원)까지 1년간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125%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IT 버블기였던 1999년(약 250%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D램 가격 반등과 테슬라향 파운드리 수주(약 22조 8000억 원),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장, HBM4(6세대 HBM) 주도권 확보 등 연이은 호재에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0월 27일 ‘10만전자’에 올라섰고, 하반기에만 100% 넘는 상승률을 달성했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8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목표주가 상향은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각각 18%, 14% 상향한 145조 원, 165조 원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름값 했던 금값
지난해 금값은 명실상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초 한 돈당 53만 원대였던 금 매입가는 같은 해 10월 처음으로 90만 원을 넘어선 뒤 93만 원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70%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1979년 이후 연간 최대 상승 폭이다. 금값이 상승한 요인은 △중앙은행 대규모 매입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대규모 유입 △달러화 약세 △투기적 자금 유입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작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금값은 88만 9000원대로 최고가에서 다소 떨어진 가격으로 한 해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60% 후반대의 높은 상승률이지만, 최고가 대비 10% 가까이 빠졌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이번 CME의 증거금 상향 조정은 투기성 자금들의 레버리지 활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에 따라 수급이 조절되는 과정에서 상승이든 하락이든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AI 거품론에도 30%대↑
서학개미가 미국증시 대장주 엔비디아를 지난해 1년간 보유했다면 30%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서 시장을 장악하며 AI 열풍 중심에 선 엔비디아는 작년 7월 세계 최초로 시총 4조 달러(한화 약 5840조 원)를 돌파했다. 3개월 만인 10월 말에는 5조 달러(약 7300조 원)도 넘어섰다.
엔비디아 주가도 10월 말 사상 처음으로 200달러선을 뚫었다. 연초 대비로는 50%에 육박하는 상승률이다. 하지만 고공행진 중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때아닌 ‘AI 거품론’에 상승세가 꺾였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투자하고, 고객사가 투자받은 자금으로 다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순환거래’의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이러한 순환거래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외상’으로 칩을 제공하고 매출을 부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AI 거품론을 키웠다. 다만 엔비디아는 지난해 3분기 한화 83조 원의 사상 최고 매출을 발표하며 순환거래 관련 매출 비중이 극히 일부라고 반박했다.
■당국 개입에 달러 예금은 손실권
지난해에는 고환율이 우리 경제를 1년 동안 위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12월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9원으로 마감했다. 연평균 환율은 1421.97원이었다. 연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주요국 중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2024년 104.17에서 지난해 100.81로 하락하는 등 약달러 흐름을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12.3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에도 환율이 지속 상승해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1년간 달러 예금을 투자했다면 1.8%의 손실률을 떠안게 됐다. 당초 작년 1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로 강달러에서 시작해, 연말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1430원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 비트코인, 손실로 마침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인 12만 6210달러(약 1억 8425만 원)를 찍은 뒤 미끄럼틀을 탔다. 결국 연초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비트코인은 3년 만에 연간 손실률로 마침표를 찍었다.
최고가 경신 불과 며칠 뒤인 지난해 10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비트코인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빚을 내 투자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정리되는 등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인 190억 달러(약 27조 4000억 원)의 청산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