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의과대학 정원 증원분을 전부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장기적인 의사 과잉 공급이 예상된다는 자체 추계 결과를 토대로 증원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2027년 의대 정원과 의사 인력 수급 규모를 결정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 3차 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의사 인력 규모를 정하는 기준 적용에 대해 논의했다.
앞선 회의에서 정 장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이하 지필공) 접근성 향상 △인구 구조·기술·근무 환경 △보건의료 정책 변화 △의대 교육 여건과 질적 수준 △예측 가능성과 추계 주기 등을 논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보정심은 지필공 인력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2027년 이후 적용될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인 3058명을 초과하는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입학생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해 학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또 공공의료사관학교와 의대 신설로 발생하는 인원도 고려해 공급 추계에 반영하고, 나머지 부분에서 증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의대 교육 기준과 관련해서는 올해 모집 인원 대비 2027학년도 입학 정원 변동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2024·2025학번이 함께 수업 받는 상황도 고려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령상 수급 추계 주기(5년)를 고려해 2025년 추계에 따른 정원을 2031년까지 적용하고, 차기 의사 추계는 2029년 실시하는 것을 검토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증원 기준을 마련해 나가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수급이 2040년 1만 명 이상 과잉된다며 정부 추계 결과와 정면으로 반대되는 자체 수급 결과를 내놨다.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의협회관에서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정부 의사 인력 수급 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의협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의사 노동 시간인 연간 2303시간을 반영해 추계한 결과, 2035년 최대 1만 3967명, 2040년 1만 7967명까지 의사가 과잉 공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 추계에 따르면 2035년 활동 의사 수는 15만 4601명, 2040년은 16만 4959명에 달하고, 주 40시간 근무 기준에 보건의료 정책 변화 시나리오(의료 이용 적정화, 효율적 자원 활용 등 의료 혁신)를 적용하면 필요 의사 수는 2035년 14만 634명, 2040년 14만 6992명으로 추산된다.
의협은 추계위가 추계에 활용한 과거 데이터의 기간이 2000~2024년분으로, 데이터 이용 기간이 길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추계위의) 수급 추계 모델 결과가 시점에 따라 매우 다르고, 외국에 비해 크게 적은 변수를 넣어 추계를 급하게 진행했다”며 “흠결이 있는 추계 결과를 가지고 (정책을) 강행한다면 협회는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추계위는 의협의 주장에 설명 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의협이 자체 조사해 분석한 의사 노동량 환산에 대해서는 공식 통계나 행정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기존 추계위의 결론이 현재 시점에서 관측 가능한 자료와 합의 가능한 가정을 토대로 수행된 최선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