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통합 지방자치단체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고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겠다는 행정통합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6월 지방선거 전 통합을 추진 중인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자치권 이양 방안이 빠져 있다고 보고 주민투표를 통한 상향식 로드맵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광역 지자체가 행정통합을 통해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에 매년 최대 5조 원 수준의 재정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통합특별시 위상을 서울시 수준으로 강화해 부단체장을 4명 두고 직급도 차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현재 광역 시도 가운데 서울시만 차관급 부시장을 3명 두고 있고, 부산시를 포함한 나머지 시도는 1급 부시장을 2명만 둘 수 있다. 통합특별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실국을 설치할 수 있고 소속 공무원의 선발·임용·승진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2027년 예정된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지역 특성과 연계해 통합특별시를 우대하겠다고 했다. 입주 기업에 고용보조금, 토지 임대료 감면, 지방세 감면 등 혜택을 주고, 개발 사업 승인 등 각종 행정절차도 간소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는 행정통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통합이 곧 지방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했다”며 “기득권을 앞세우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예산 25조 원 규모 특별시 탄생을 예고하고 있고 이는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예산 규모”라고 평가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환영의 뜻과 함께 “(재정 인센티브가) 4년 이후에도 지속해 지원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정부 지원책이 국세 이양을 포함한 재정분권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국민의힘 측 특별법안의 요구에 비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재정 지원의 세원과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도 정부 지원 방안이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위상에 걸맞은 행정적·재정적 자치권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양 시도는 이르면 이달 중 주민투표를 포함한 행정통합 추진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정부 지원안은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지원에 그친다”며 “통합되는 광역지자체 위상과 자치권, 재정권에 대한 중앙정부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정분권을 위한 구조 개선이나 국가사무 위임에 대한 내용 없이 정부가 날짜를 정해 놓고 하향식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이 요구하는 통합 자치단체의 위상과 지방분권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부산시와 경남도는 주민투표와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행정통합을 추진한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늦어도 다음 달 설 전에는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