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2일 사상 처음으로 5000선 고지를 밟으며 재계 시가총액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종가 기준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1194조 원을 기록, 국내 기업집단 최초로 ‘시총 10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1년 전(511조 5000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폭등한 수치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에 힘입어 시총 885조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2위 SK그룹 역시 반도체 효과를 봤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58조 원에서 538조 원으로 3배 이상 뛰면서 그룹 전체 시총은 675조 7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글로벌 AI 붐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3위권 경쟁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LG그룹을 제치고 웃었다. 현대차그룹은 시총 300조 6000억 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특히 CES 2026에서 공개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실무 투입 계획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며 로봇 대장주 위상을 굳혔다.
반면 LG그룹은 시총이 142조 원에서 177조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이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석유화학 업황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은 탓이다. 주력인 LG전자의 가전·TV 사업 부진도 뼈아팠다.
HD현대(5위)와 한화(6위)는 조선과 방산 부문의 기록적인 수주 행진에 힘입어 시총 규모를 2~3배로 불리며 LG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두산그룹은 원전과 로봇 사업의 호조로 11위에서 7위로 뛰어오르며 10대 그룹의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전통의 강자였던 포스코는 철강 업황 둔화와 이차전지 소재 부진으로 7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카카오는 10위를 지켰으나 셀트리온은 8위에서 9위로, 네이버는 9위에서 11위로 순위가 낮아지는 등 바이오와 IT 그룹 주가도 코스피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양상이었다.
이어 영풍, 효성, LS, 한진, HMM, 미래에셋, KT&G, 롯데, KT 순으로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효성(23→13위), 미래에셋(26→17위)은 큰 폭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20위권에 진입했다. 효성은 전력기기와 첨단소재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며 주가가 높아졌고, 미래에셋은 증시 활황의 최대 수혜주가 됐다. 반면 롯데(17→19위)와 KT(18→20위), KT&G(15→18위) 등 내수 비중이 큰 그룹은 소비 회복 지연과 규제·비용 부담 탓에 존재감이 약해졌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