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혹 둘러싸인 이혜훈…기획예산처 장관 임명돼도 동력 상실 우려

입력 : 2026-01-25 0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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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인사청문회 오히려 논란 불러
장남 대학 입학 둘러싸고 입시특혜 의혹
장관직 돼도 리더십 발휘하기 어려울 듯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로부터 분리돼 새로 출범한 기획예산처가 장관 임명이라는 첫발부터 난관에 부닥치며 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열어 그동안 불거진 의혹과 논란에 대해 해명을 들었으나 오히려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는 등 사태가 오히려 더 발전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임명 또는 지명철회(자진 사퇴)를 놓고 현재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급적 임명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의혹들이 되레 커지면서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보좌진 갑질·폭언, 영종도 투기, 수십억원대 반포 아파트 부정청약, 자녀 병역·취업 특혜 의혹들에 더해 장남의 연세대 입학을 둘러싼 ‘할아버지·아빠 찬스’ 의혹까지 새롭게 터져 나온 탓이다.

후보자의 장남은 결혼식을 올렸으나 아파트 청약 당시 부양가족으로 올려 청약에 당첨된 경위와 관련해 장남이 곧바로 파혼 위기라 혼인신고를 못했다고 밝히는 등 웃지 못할 해명도 나왔다.

무엇보다 후보자의 남편이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았을 당시, 시아버지인 4선 의원 출신 김태호 전 내무장관의 훈장을 내세워 장남을 ‘사회기여자 전형’에 합격시킨 것은 ‘입시 특혜’가 아니냐는 점에서 여진이 잦아들기 어려워 보인다.

보수 인사를 임명해 통합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의 인선 취지를 고려한다면 임명강행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 후보자가 이미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만큼, 장관직에 오르더라도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상당 기간 각종 의혹 규명과 수사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예산재정 컨트롤타워’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낙마해도 기획처로서는 상당 기간 후유증을 예고한다.

강한 정책 드라이브가 요구되는 출범 초반에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 장관급 판단과 정치적 조율이 늦어지면서 주요 현안들이 줄줄이 정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관계자는 “조직으로서 길게 본다면 리더십을 갖춘 새 수장을 맞는 게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정책적으로 존재감을 확보해야 하는 초반 공백이 너무 길어진다는 게 문제”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자연스럽게 노무현 정부 시절 옛 기획예산처와 대비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시 기획처는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예산 편성과 재정개혁을 주도하며 실세 부처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달리, 현 기획처는 출범 초기부터 수장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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