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련산 전망대 바라본 부산 시내. 해운대구, 수영구 도심 아파트 전경. 부산일보DB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을 겨냥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에서 불어난 자금 유동성이 강남 아파트로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분석되는데, 부산 등 비수도권이 ‘풍선효과’를 누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로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25일 밝혔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연장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날 이 대통령이 유예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공정 혜택을 없애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서울과 경기 12곳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된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인데,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P가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최고 실효세율은 82.5%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2021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과를 유예해 실제 적용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규제로 묶이면, 새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비수도권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고강도 수도권 규제로 평가받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지방으로의 풍선효과가 작용한 바 있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조정대상지역에 속하지 않는 지방 중에서도 최근 단연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부산의 상급지로 투자 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며 “지역 부동산 시장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영산대 서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과거 사례를 계량 분석했을 때 코스피가 지금처럼 급등하면 그 유동성이 시차를 두고 강남 중심의 서울 아파트로 흘러 들어갔다”며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이는데 이번에도 약발이 먹힐 것으로 예상한다. 자연스럽게 풍선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강남 3구 등에서는 양도세 부활 소식에 어수선한 모습이다. 정부가 5월 9일 계약분까지는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주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급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증여로 돌리거나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지방 부동산으로의 풍선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예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영산대 부동산학과 서정렬 교수는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양도세 중과를 예고해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정책 효과가 줄어들어 지방 부동산은 조정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다만 해수부 이전 등 호재가 있는 부산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