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수치로만 지역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알고 있었는데, 현장에 직접 가서 보니 밑바닥 경제,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훨씬 더 심각하고 복잡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부산 사업체의 90% 이상이 소상공인입니다. 부산신용보증재단이 이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버티게 하는 금융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금융을 임기 내 목표로 삼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임기를 시작한 구교성 부산신용보증재단(이하 부산신보) 12대 이사장은 부산신보 본연의 임무인 보증서 발급도 충실히 하겠지만 컨설팅과 교육 등을 통해 위기를 겪는 영세 사업자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싶다고 했다. 인구 구조가 바뀌고 산업 구조도 바뀌면서 상당수가 경영 위기 상황에 직면하지만 소상공인 대부분은 이를 혼자 헤쳐 나가야 해 이 과정에서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부산 인구는 약 30만 명 감소했으며, 고령 인구는 23.9%까지 올라갔다. 반면 청년층은 28.2%에서 21.1%로 줄어들었다. 폐업률은 개업률을 상회하고 있고, 5년 이상 버티는 자영업자는 30%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코로나 팬데믹 때는 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자금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지면서 소상공인들이 버텼는데 그 이후 지원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재단이 대위변제를 해주는 비율이 높아졌어요. 계속 상황이 악화되다 작년 3분기부터 그나마 대위변제율 상승세가 꺾였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못 돼요. 지역은 특히 더 어렵죠.”
부산신보는 2023년부터 재단 보증사고기업을 대상으로 폐업, 신용하락 위기를 극복하고 연착륙을 할 수 있게 돕는 ‘부산 금융복지 컨설팅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한 번 실패한 이들의 재창업을 돕는 정부 사업인 ‘희망리턴패키지 재창업 교육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소상공인이 어려운 시기 부산신보를 이끌게 된 구 이사장은 재단이 가진 강점인 지역 밀착성과 현장 대응력을 발판으로 지역 소상공인에 맞는 맞춤형 정책금융을 설계하고 집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곳곳에 퍼져 있는 10개 지점을 중심으로 ‘경영 지도’의 비중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금융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AX(인공지능 전환)와 관련해서도 구 이사장은 밑그림을 제시했다. “금융 분야는 특히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고 분석해야 하는 곳이라 AI 전환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전국 신용보증재단 중앙회가 구축한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자동심사 시스템, 대안 신용평가모델, 조기경보시스템 등을 고도화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단순 반복 업무는 줄이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심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마트 업무환경을 구축하겠습니다.” 구 이사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데이터 활용 교육을 계획하고 있고, 2년 내 AX 대응 역량을 갖춘 정책금융 인력 체계를 갖추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취임 전까지 BNK캐피탈 부사장이었던 구 이사장은 금융회사 출연금과 지자체 출연금 확보에도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 고물가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변곡점에서 부산신보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밀착형 지원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증지원과 포용금융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