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D램 화려한 부상

입력 : 2026-01-29 18: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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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가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큰 관심없던 사람들도 최근 각종 전자기기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이미 PC를 조립하려는 사람들은 급등한 메모리 가격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PC에 들어가는 삼성전자 DDR5-5600(16GB)은 지난해 8~9월만 해도 7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10월부터 급상승하더니 지금은 35만 원에 이른다. 게임용 PC를 조립하려면 통상 32GB 메모리를 장착하는데 이 제품은 63만 원이다.

과거 PC를 조립할 때 램은 가격 부담 없는 ‘헐값’ 부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PC 가격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 선두주자이지만, 파운드리 경쟁력이 약해 파운드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주 오래 전부터 나왔다. 아무리 메모리를 잘 만들어봤자, 수익은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 반도체를 만드는 업체들이 다 가져간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중요성도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AI에서는 연산량이 폭증하는데 이를 받쳐주는 메모리가 없으면 시스템이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범용 D램 생산은 뒤로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노트북 ‘갤럭시 북6’ 출고가는 최소 341만 원이다. 전작인 북5 프로 시리즈(176만~280만 원)보다 크게 올랐다. LG전자도 신제품이 전작보다 50만 원 가량 인상됐다.

스마트폰에도 당연히 메모리가 들어간다. 보급형은 8GB, 고급형은 16GB가 주로 쓰인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가격도 이전보다는 꽤 오를 가능성이 크다. SD카드나 태블릿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특히 D램은 기기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어서 용량을 낮추면 속도 체감이 크다. D램 부족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아니라 ‘울트라 사이클’이다. 인공지능 열풍의 후폭풍으로 당장 사람들이 사서 써야 하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높은 스펙에 대한 욕심은 접고 웬만하면 지금 노트북 그대로 쓰라는 충고까지 나온다.

김덕준 세종취재부장 casiopea@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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