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샤병원 이동기 병원장이 어깨 회전근개 완전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봉합술을 시행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봉합술 이후에 손상된 어깨 힘줄에 콜라겐 기반 생체유도 패치를 붙인 ‘리제네텐 치료’ 개념도. 나르샤병원 제공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움직이는 4개의 힘줄이 반복 사용과 노화로 찢어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어깨 힘줄은 일단 손상이 되면 잘 회복되지 않는다. 찢어진 힘줄은 수술을 통해 봉합을 하거나, 미세하게 파열된 경우에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최근 회전근개 파열 치료의 새로운 트렌드는 재생의학 개념의 적극 도입이다. 손상된 조직이나 기능저하가 발생한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혈액이나 지방 등 인체 조직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하는 치료법이다. 소 또는 돼지 유래 콜라겐 주사를 주입하거나 수술 후에 콜라겐 패치로 조직 재생을 시도하기도 한다. 인간 또는 동물로부터 유래된 세포나 조직성분을 이용해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나르샤병원 이동기 원장은 “어깨가 부분 파열된 경우에는 수술을 대신해서 힘줄 성분과 유사한 콜라겐을 주입해 재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완전 파열일 때는 봉합수술 후에 생체유도 임플란트 패치를 이용하면 재파열률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분파열 때는 콜라겐 재생 주사치료
회전근개 파열은 크게 부분파열과 완전파열로 구분된다. 어깨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부분파열의 경우, 환자 증상과 파열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회전근개 부분파열 치료에서 재생의학은 힘줄 손상 부위에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물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중 주목받는 재생치료법 중 하나가 아텔로콜라겐 주사다.
아텔로콜라겐은 힘줄의 주성분과 유사한 물질로, 손상 부위에서 조직 회복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 유래 제품과 돼지 유래 제품이 있으며,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기 위해 항원성을 제거한 형태로 사용된다. 부분파열 환자에게 아텔로콜라겐을 주사한 뒤 추적 MRI를 시행했을 때, 약 30% 내외에서 힘줄 구조가 호전됐다는 임상 보고가 있다. 다만 회전근개 완전파열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치료도 부분파열 재생 치료에 활용된다.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농축해 주사하는 방식으로, 염증 감소와 성장인자 공급이 목적이다. 국내에서는 회전근개 부분파열에 대한 PRP 치료가 공식 적응증은 아니지만 의사 재량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 원장은 “첨단재생의료법이 시행된 후에 줄기세포 치료는 재생의료 영역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우리 병원을 포함해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연구 목적으로 의미있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외래 진료실에서 표준치료로 자리잡기에는 더 많은 임상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완전파열 땐 수술 후 리제네텐 패치
어깨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면 비수술적인 치료만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회전근개 완전파열 때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 수술이 표준 치료로 시행된다. 0.5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관절경을 삽입하고, 모니터로 관절 내부를 관찰하며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봉합 기법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단순 봉합술에서 벗어나 이열 봉합술, 이중교량형 봉합술, 삼열봉합술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다. 나르샤병원이 고안한 ‘삼열 봉합술’은 이열 봉합에 한 줄을 더 추가해 봉합력을 극대화한 수술법이다.
하지만 회전근개 봉합술 후에도 재파열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재파열률은 파열 크기에 따라 10%에서 많게는 40% 이상까지 보고된다. 파열 크기가 크거나 힘줄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재파열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재파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내에 도입된 새로운 치료 기술이 바로 ‘리제네텐’이다. 봉합 수술 후에 해당 부위를 콜라겐 패치로 보강해 회복을 돕는 재생치료다. 손상된 회전근개를 직접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콜라겐 기반의 생체유도 임플란트를 패치처럼 붙여 상처가 재생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렇게 이식된 콜라겐 패치는 6개월 이내에 체내에서 완전히 흡수돼 회전근개 힘줄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도와준다.
중대형 회전근개 완전파열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리제네텐 치료군의 재파열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봉합수술 후 리제네텐으로 보강한 환자의 2년 재파열률은 12.3%로 일반 봉합 수술군 35.1%에 비해 약 3배가 낮았다. 리제네텐 사용 후 힘줄 두께도 평균 1~2mm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힘줄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재파열 고위험군 환자에서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기존 봉합술에 추가하는 방식이라 수술 시간이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도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는 2025년 개정한 회전근개 파열 치료 임상 진료지침에서 생체 유도성 콜라겐 임플란트(리제네텐) 사용을 ‘강력 권고’ 한다고 발표했다. 봉합술 보강이나 대안으로 활용할 경우 재파열 위험을 낮추고 환자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판단이다.
이 원장은 “재생의학의 도입으로 어깨 회전근개 치료의 선택지가 확장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능 해법은 아니다”라며 “부분파열에서는 선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완전파열에서는 수술 후 보강 치료의 효과가 있다. 핵심은 파열 정도를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단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