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1강 체제’… 헌법 개정 추진부터 적극 재정 탄력

입력 : 2026-02-09 18: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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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대승 의미와 전망

다카이치 “헌법 개정안 각 당 준비 중”
평화 헌법 핵심 9조 개정 논의 전망
아베노믹스 유사한 적극 재정도 추진
엔화 약세·물가 상승 속 악화 우려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당선한 집권 자민당의 후보 이름 위에 직접 붉은 꽃을 붙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당선한 집권 자민당의 후보 이름 위에 직접 붉은 꽃을 붙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평화 헌법 개정과 관련해 “자민당의 당론”이라며 의욕을 나타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력해진 정치 기반을 바탕으로 ‘전쟁 가능 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헌법 개정 논의와 강경 외교·안보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책임 있는 적극재정’ 중심의 경제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민영 방송에 출연해 “헌법 개정안은 각 당이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 안을 확실히 헌법심사회에서 심의할 수 있게 된다면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10석을 웃도는 316석을 얻었다.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 의석수를 합하면 352석으로 4분의 3을 넘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쟁 가능 국가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은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되찾고 이에 따라 개헌 논의에도 탄력을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 대상으로 꼽히는 일본 헌법 9조는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을 규정한다.

자민당은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고, 긴급사태 조항 등을 담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 재검토에 대해서도 부정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그는 자국의 엄중한 안보 환경을 내세우며 핵무기 반입 금지 규정을 바꾸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을 언급하면서 비핵 3원칙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살상력이 있는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우호국,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면 이전(수출)해도 좋다는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민당이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더라도 당장 개헌안을 발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뿐만 아니라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 “우선 동맹국과 주변 국가들에 제대로 이해를 얻어야 한다“며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환경 정비’가 어떤 뜻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4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야스쿠니신사는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 온 장소”라며 총리가 될 경우에도 참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총리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 야스쿠니신사 가을 예대제(제사) 때는 참배하지 않고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과감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긴축을 중시해 왔으나 이제는 적극 재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NHK에 출연해서는 “제가 꼭 심판받고 싶었던 것은 경제 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 정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전 총리가 2012년 재집권 이후 시작한 경제 정책으로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을 추진했다. 다만 현재 일본은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이 겹치며, 세금을 줄이고 재정 지출을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면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만간 출범될 2차 다카이치 내각 각료진과 관련해서는 “지금 각료들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결과를 내고 있는 만큼 바꾸려는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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