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도럴에 위치한 도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중대 기로에 들어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종전을 언급하며 출구 전략을 시사한 가운데, 이란은 “전쟁의 끝은 우리가 정한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가면서 향후 전황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으며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군사작전 열흘 만에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하고 미사일 시설 등 5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해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떨어졌다며 군사적 성과를 과시했다. 이란이 새 지도부를 출범한 이후 확전 우려로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적이 완전히, 그리고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공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란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고지도자 승계 소식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유전 감산 소식이 겹치며 브렌트유는 장 중 한때 배럴당 119.5달러까지 올랐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마저 이란에 의해 봉쇄될 위기에 처하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선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동안 통화하며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빠르게 진정됐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쥐고 흔들려는 이란의 시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그것(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시장 개입을 예고하면서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88.42달러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사 항전 방침을 고수했다.
한편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방공무기가 중동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 C-5와 C-17 등 미군 대형 수송기가 자주 이착륙하면서 주한미군 방공무기의 중동 반출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