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엔
나보다 스무 살쯤 어린 스님에게
살면서 놀라지 말라는 말을 들었고
화요일엔 백일홍을 심었다
수요일엔 내가 말린 견과류 같다는 생각을 했고
목요일엔 비밀을 누설했다
금요일엔 칠 층 병실에서 창문처럼 흔들렸고
토요일엔 딴 생각을 하다 봄이 왔다
일요일엔 정물화처럼 앉아 밤을 샜다
그러므로 오늘은 다시 월요일
이 그저 그런 날들이 다 어디서 온 건지
나는 푸른빛으로 이 무한 루프 속을 행진한다
-시집 〈작약과 공터〉 (2025) 중에서
우리의 생활이 일련의 궤도를 무한히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팍팍할까요. 반복되는 나의 일상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고민해봅니다.
그러나 어느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는 것. 요일이 반복될 뿐 우리의 일상은 크든 작든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지루하고 시시한 반복들 틈 사이로 자신만의 시간을 새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인생을 바꾸는 건 매일 반복되는 아주 작은 일들이니까요. 그래도 가끔 이 힘겨운 무한 루프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어 반복의 연결 고리를 끊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매일 같은 날들 같지만 우리의 오늘은 어제와 다릅니다. 자신의 일상에 목적과 의미를 둔다면, 현재에 집중하면서 긍정적인 행동을 반복한다면 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