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판세를 좌우할 여러 변수들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형준 부산시장(위)과 지난 9일 부산시의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는 주진우 의원. 이재찬·정종회 기자 chan@
11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전이 본격 개막된다. 이번 경선을 통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주진우 의원 중 한 명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다. 이번 경선에선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의 선택과 기초단체장 등 다른 지방선거 후보들과의 합종연횡 여부 등이 판세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수정당 부산시장 경선의 핵심 공식인 ‘대마불사(大馬不死)’가 이번에도 재현될지도 관심사이다.
이번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서는 당협위원장인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강하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선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번처럼 당 지도부가 부산시장 경선에 힘을 발휘하지 못한 적도 없다.
대신 부산 의원들의 시장 경선 영향력은 상당하다. 당장 부산 의원들은 기초단체장과 지방(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쳐, 그들로 하여금 부산시장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돕도록 할 수 있다. 부산시장 경선룰인 ‘당원 50%+민심 50%’ 중 당원 비중의 상당 부분은 현역 의원들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현재 부산에는 원외인 서병수(북갑 당협위원장) 전 의원을 포함해 18명의 당협위원장이 있다. 이들 중 당직자인 조승환(여의도연구원장) 서지영(홍보본부장) 곽규택(법률자문위원장) 박수영(정책위 수석부의장) 박성훈(수석대변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장들은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지원할동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특정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입장을 밝힌 의원은 없다. 다만 서병수 전 의원은 주진우 후보를 돕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상당수 부산 의원들은 박형준 시장을 적극 지지하거나 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의원들이 본선 경쟁력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대목은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다. 이헌승 김도읍 이성권 곽규택 서지영 의원 등 상당수 의원들은 차기(2030년) 부산시장 도전 의지가 강하다. 이번에 박 시장이 부산시장에 당선되더라도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다음에는 출마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부산시장 도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주 의원이 당선된다면 12년(3선) 동안 부산시장에 도전할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 이들이 주 의원을 돕지 못하는 1차적인 이유다. 부산 의원들 입장에선 본선 경쟁력 못잖게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가 후보 선택의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는 ‘줄투표’ 경향이 강하다. 대체로 시장-구청장-시의원-구의원까지 모두 같은 당 후보를 찍게 된다. 대부분의 지선 후보들은 “누가 시장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본인들의 거취 못지 않게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관심이 많다. 한 구청장 후보는 “시장 후보가 당락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시장 후보들은 득표력 있는 기초단체장 후보와 손잡기를 원한다. 경선전이 본격화되면 특정 시장 후보와 구청장 후보와의 연대설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정당의 부산시장 경선에서 일관되게 지속돼 온 ‘대마불사’ 공식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도 주목된다. 1998년 안상영 후보가 문정수 당시 부산시장을 누르고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뒤 허남식-서병수-박형준 시장까지 내려오는 동안 단 한 번도 현직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패한 적이 없다. 권철현 박민식 등 잘 나가던 현역 의원들이 당시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도 역대 경선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