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만 쳐다보며 요동치는 주가

입력 : 2026-03-10 18: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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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시장 연일 롤러코스터
9일엔 팔자·10일엔 사자 몰려
이틀 연속 장중 거래 일시 중단
10일 코스피 하루 새 5.35%↑
트럼프 “전쟁 곧 종료” 발언 영향
국제유가·원달러 환율도 급락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국내 증시가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는 급락하고 다음 날은 급등하는 흐름이 반복되며 시장은 마치 ‘코인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변수 등이 뒤엉켜 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형국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국내 증시는 연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전해질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휘청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0.72포인트(5.35%) 오른 5532.59로 장을 마쳤다. 5.17% 급등한 5523.21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5464.73까지 밀리며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곧 흐름을 되찾고 서서히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5.40포인트(3.21%) 오른 1137.68로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오전 9시 6분께 유가증권시장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 조처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전날에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이날은 다시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급증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이다.

9일(현지 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종전을 언급한 뒤 국제유가와 국내 주식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유전. AP연합뉴스·그래픽=이지민 에디터 mingmini@ 9일(현지 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종전을 언급한 뒤 국제유가와 국내 주식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유전. AP연합뉴스·그래픽=이지민 에디터 mingmini@

전날 급락했던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증시가 정상이 아니다” “코인판 마냥 급등락이 심하다” “홀짝 맞추는 게임처럼 돼 버렸다” 등 불안 섞인 평가가 나온다. 증시 반전의 배경은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장기전 우려를 불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을 시장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간밤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급반등해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전날 120달러까지 치솟으며 증시를 짓눌렀던 국제유가도 크게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 시간 오후 4시께 88.60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오전 한때 81.19달러까지 하락하며 전날 상승폭(31.4%)을 대부분 반납하기도 했다.

이같은 영향에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국내 기름값도 상승 폭을 줄이며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기준 부산 지역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L당 1.9원 오른 1884.0원, 자동차용경유 평균가격은 2.2원 오른 1904.5원을 기록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아시아 여타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2.88% 오른 5만 4248.39, 대만 가권지수는 2.06% 오른 3만 2771.87에 장을 마쳤다.

유가 안정과 중동 전쟁 조기 종식 기대에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26.2원 내린 1469.3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환율은 19.1원 급등한 1495.5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바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폭등하더라도, 내일은 또 조정을 받고, 다음날에는 또 급등할 수도 있는 역대급 변동성 장세”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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