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부산시교육감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직 김석준 교육감과 전 부산시교육청 최윤홍 부교육감의 ‘양자 대결’로 굳어지던 구도는 부산대학교 정승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공식 출마 선언으로 급격히 ‘3자 구도’로 재편됐다. 세 후보 모두 지난 재선거 출마 이력과 사법리스크를 갖고 있어 유권자의 관심이 낮은 가운데 보수 단일화 여부와 정책 변별력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교수는 28일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교육감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교수는 부산발 AI 인재에 적합한 창의교육, 몸과 마음 살찌우는 체험중심교육, 글로벌한 품격과 태도를 기르는 인성교육 등을 강조했다.
정 교수의 등판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물리적 시간이다. 내달 14일부터 정식 후보 등록이 시작되며, 벽보(20일)와 공보물(22일) 제출 기한이 코앞이다. 통상적인 여론조사 설계와 결과 발표까지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시간적 제약보다 더 큰 걸림돌은 두 후보 사이의 깊은 감정적 앙금이다. 지난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당시 정 교수와 최 전 부교육감은 단일화 방식에 합의하지 못해 결국 김 교육감에게 승리를 내어준 전례가 있다. 정 교수는 최 전 부교육감의 과거 행보를 “보수 후보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수가 출마 선언을 한 날 김 교육감은 공약 발표로 맞불을 놨다. 전영근 전 교육국장의 지지 선언으로 단일대오를 만든 김 교육감은 이날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간 중심 미래 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김 교육감은 초·중·고 AI 튜터 전면 보급, 지역별 AI 메이커교육센터 확충 및 중점학교 운영, 2027 월드 로보페스트 유치 등을 통해 부산을 명실상부한 AI 교육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전 부교육감은 장애인 단체, 강서구 및 북구 학부모 간담회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정책 홍보도 이어가고 있다. 최 전 부교육감은 AI 시대 인성 교육, 서울 안가도 되는 교육, 교육비 걱정 없는 부산 등을 통한 부산 교육 체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보수 후보 단일화는 원칙적으로 필요하며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김 교육감은 전교조 해직 교사를 특별채용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직위상실형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최 전 부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공무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정 교수도 지난해 3월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 연단에 올라 교인들에게 자신이 선거에 출마했다고 소개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는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경남교육감 선거는 모두 6명의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등록해 활동 중이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경상국립대 총장 출신 권순기 후보와 도교육청 교육국장 출신 김상권 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다. 또 다른 중도보수 후보로는 전 청와대 교육행정관 김승오 후보가 활동하고 있다.
진보민주 후보로는 전교조 경남지부장을 지낸 송영기 후보와 지수중학교 교장을 지낸 김준식 후보가 있다. 중도를 전면에 내세운 창원 남정초 교장 출신 오인태 후보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울산교육감 선거는 보수 1명과 진보 2명이 격돌하는 3파전 구도이다. 보수 성향의 김주홍 울산대학교 명예교수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진보 진영인 구광렬 울산대 명예교수와 조용식 전 노옥희재단 이사장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